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복수거래소 시대가 열리면서 투자자뿐만 아니라 사업자들도 환경 변화에 직면했다. 독점 거래소 지위를 잃은 한국거래소는 신사업 확대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거래소는 데이터 사업과 인덱스 사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날 '대용량 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했다. 정보데이터시스템의 대용량 데이터를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는 서비스로, 데이터 사업의 일환이다. 거래소는 해당 서비스를 시작으로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에 축적된 정보데이터를 수익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음에도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게 사실"이라며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해 사업을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넥스트레이드 출범은 한국거래소에 양면을 가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거래수수료 수익은 필연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점유율은 6개월 기준으로 전체 시장 거래량의 1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돼 있다. 그러나 넥스트레이드가 저렴한 거래 수수료와 거래 시간 확대를 바탕으로 출범 두 달 만에 빠르게 거래대금을 늘리자 상한선을 늘리는 논의가 예상보다 일찍 시작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다만 거래소가 독점적 지위를 잃어버리면서 금융당국의 엄격한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점은 이점이다. 거래소는 독점적 사업 구조 때문에 2009년 공공기관으로 지정됐고 2015년 민영화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공공기관 재지정 문제가 수시로 불거졌다. 대체거래소 설립으로 경쟁체제가 구축됨으로써 논란에서 벗어났다.
비수수료 수익을 늘려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우선 고려되는 사업은 데이터 사업과 인덱스 사업이다. 거래소는 지난해 미래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미래사업본부는 미래사업부와 데이터사업부, 인덱스사업부, 미래사업IT지원부 등 4개 부서로 구성됐다.
거래소는 데이터 품질을 관리하고 운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데이터 거버넌스를 구축하기로 하고 올해 컨설팅 절차를 밟고 있다. 데이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기반을 닦기 위해서다.
인덱스사업부는 지수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 흥행에 사업의 수익성이 달려 있는 만큼 지수 종류를 늘리고 마케팅도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혁신지수 라인업을 확대해 KRX 지수 상품성을 강화하고 해외시장까지 KRX 지수 마케팅을 늘려 인지도를 높이고 활용도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라인업 측면에서는 기존 주가지수 중심인 라인업 한계를 보완해 해외물 및 인컴형 지수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거래소 전체 영업수익은 6647억원이었다. 이 중 거래수수료, 청산결제수수료 등을 포함한 시장수수료 수입이 5576억원으로 영업수익 가운데 84%를 차지했다. 데이터사업부와 인덱스사업부 수익이 포함된 정보사업 수입은 11%인 754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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