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오후 단일화 관련 회동을 진행했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결렬되고 말았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6시부터 한 시간 반가량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저녁 만찬을 함께하며 단일화에 대한 담판을 짓기로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만찬을 마친 후 한덕수 후보 측이 먼저 식당을 나와 대변인을 통해 간단한 질의응답을 진행한 후 퇴장했다. 이어 김문수 후보가 직접 백브리핑을 진행하면서 협상 결렬에 대해 밝혔다.
한 후보 측은 조용술 대변인을 통해 "아까(오후 4시 30분) 한덕수 후보께서 입장 발표를 하셨던 그 내용대로 똑같다. 당에서 단일화에 대해 입장을 정해주고, 입장이 정해지면 그에 응할 것이고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김문수 후보가 기자들 앞에 서서 "(한 후보가 오후) 4시 30분에 기자회견을 하고 '그것이 전부 내용이고 다 결정된 것이다. 더 할 것 없고 변경될 것도 없다'고 말했다"면서 "대화가 조금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본인(한 후보)이 10일까지 등록하겠다고 해 '그럼 11일쯤 자동으로 단일화되는 겁니까' 물었더니 그렇다네요"라고 전하며 "10일까지 다른 진전 없으면 본인 등록 안 하겠단 입장이다. 본인은 무소속 출마 생각도 없고 당에서 등록 자체에 대한 계획이나 준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후보는 "우리 둘은 한 번도 다투거나 언성을 높이거나 싫어진 적 없다"며 "후보 등록할 생각 없는 분을 누가 끌어내려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서로 대화하고 근접할 기회를 막아놓는 사람이 누구냐"고 반문했다.
이어진 김 후보 측 질의응답에 따르면 김 후보가 담판 등 여러 단일화 방법을 고민하고 제안했으나, 논의 자체가 되지 않았던 상황으로 전해진다.
두 후보는 단일화 협상을 위한 추가 약속을 잡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 측이 이날 밤에 열리는 의원총회에 참석하거나 당 지도부와 만나는 일정은 현재까지 없으며, 다음날부터 정상적인 선거 일정 소화를 검토 중이다.
이날 만찬 중 김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이 나와 기자들에게 "오늘 (오후) 5시에서 5시 반 사이에 권영세 비대위원장께서 선거관리위원장을 지낸 황우여 전 선관위장을 찾아가서 '저녁에 김 후보와 한 후보의 회동은 결렬될 것이 명확하다'고 했다"며 "그러므로 '저녁에 곧바로 선관위를 다시 열어 내일은 후보자 토론, 모레부터 여론조사를 실시해 후보를 정하는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두 분이 막 만나서 후보 단일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대민에서 어떤 역할을 맡으실지 대화를 하는데, 이 자리에 들어가기 전에 당에선 김문수를 끌어내리기 위해서 선관위장을 찾아갔다"며 "제가 이 자리를 마련하고, 예약하고, 김 후보 모시고 와서 안내하면서도, 가슴이 찢어지는 마음으로 돌아나와 알린다"고 말해 협상 결렬을 암시했다.
이에 대해 김기흥 전 국민의힘 대변인이자 전 윤석열 대통령비서실 부대변인은 "(단일화가) 두 분의 개인적인 의미가 아니라 국민과 당원들이 원하는 약속이었고, 그런 무게감 등은 두분이 다 느끼실 것 같다. 단일화가 안되면 그렇게 염려하는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 때문에"라고 했지만 협상은 실패했다.
두 후보 단일화 결렬 사태에 국민의힘은 이날 밤 10시에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속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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