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다운 좀비기업] 바이오 출사표 던진 인크레더블버즈, "승부수 vs 무리수" 설왕설래

  • '바이오 테마' 노림수 우려에 금투업계 우려..."투자자 주의 필요"

  • 자본잠식 美 바이오 ARMR 139억원에 인수… 재무상태는 '비상등'

인크레더블버즈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인크레더블버즈
인크레더블버즈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인크레더블버즈]
패션·뷰티 브랜드 기업 인크레더블버즈가 재무제표상 완전자본잠식 기업으로 분류되는 해외 바이오 회사를 약 139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인크레더블버즈가 고위험 신사업인 바이오 분야에 '승부수'를 던진 결정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인크레더블버즈는 지난 7일 미국 바이오 기업 ARMR Science Inc.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139억원 규모의 신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ARMR Science는 펜타닐 중독 치료 백신을 개발 중인 회사로, 인수 절차는 오는 6월15일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다만 실사 결과에 따라 투자 일정은 연기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

같은 날 인크레더블버즈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의약품 제조 등 4개 신사업 관련 목적을 정관에 추가했다. 회사 측은 인수 배경에 대해 "ARMR Science 제품의 아시아 판권 인수를 위해 작업을 진행했다"며 "ARMR Science는 현재 과다복용과 중독을 차단할 수 있는 최초의 예방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ARMR Science의 재무 상태다. 2023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해 기준 자산총계 26억원, 부채총계 114억원, 자본총계 -88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다. 외부 감사의견도 받지 않은 상태다.
 
인크레더블버즈 역시 2019년부터 5년째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재무 상황이 취약한 기업이 더 심각한 재무난에 빠진 회사를 인수하는 데 대해 시장에서는 주가 부양을 노린 테마성 투자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인크레더블버즈는 지난 4월4일 총 400억원 규모로 계획했던 23~25회차 전환사채(CB) 발행을 모두 철회했다. 이로 인해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아울러 투자자 혼선을 부를 수 있는 회사 홍보 방식도 논란이다. 인크레더블버즈는 자사 홈페이지에 글로벌 브랜드로 알려진 누트라코스(Nutracos), 퍼블릭뉴트리언츠(Public Nutrients), 에르메스 엘멧(HERMÈS ELMET)을 마치 산하 브랜드처럼 조직도에 포함해 표기하고 있다.
 
인크레더블버즈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들 브랜드는 인크레더블버즈가 직접 보유하거나 운영하는 자회사가 아닌 단순히 제품을 사전에 구매해 주문을 받고 납품하는 파트너사에 불과하다.

증권가에서는 상장사가 경영 정상화보다 테마성 이슈에 의존한 의사결정을 반복할 경우, 기업 신뢰도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적자 기업이 실체가 불분명한 외국계 신생 바이오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경우 시장의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며 "전환사채 철회와 불성실공시 이력 등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이번 인수의 실질적 효과보다 리스크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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