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7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45주기 전야제에 참석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선을 보름 앞두고 대선 후보 배우자들의 조용한 지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는 전국을 돌며 '내조 유세'에 나서고 있다.
두 여사 모두 '남편이 갈 수 없는 곳은 대신 간다'는 마음으로 종교계 등을 찾아 표심을 다지고 있다.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 다지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여사는 14일 광주를 찾은 데 이어 16일에도 다시 호남을 방문해 노인요양시설에서 배식 봉사를 하고, '오월어머니집'에서 5·18 유족들과 면담했다. 이 후보와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며, 이날 이 후보가 참석하는 5·18 기념식에는 별도 일정으로 불참할 예정이다.
김 여사는 대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현재와 같은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 여사 측 관계자는 “정치적 의미로 해석되지 않는 일정 위주로 조용히 움직일 계획”이라며 “선거가 끝날 때까지 절제된 모습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논란은 물론, 자신을 둘러싼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을 고려한 ‘로우 프로파일 전략’으로 풀이된다.
설 여사도 조용하지만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남 고흥 출신인 그는 ‘험지’로 평가되는 호남 민심을 공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에서 열린 ‘호남미래포럼’ 조찬모임에 참석해 “호남분들이 원하는 바를 가장 잘 전달할 사람, 제가 아닐까요”라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설 여사는 비공개로 공단을 방문해 여성 노동자들을 만나는 한편, 장애인 시설 등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는 활동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향후 유튜브와 언론 인터뷰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설 여사 측은 “각종 언론사와 유튜브 채널에서 출연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도 설 여사는 서울 서초구 관문사, 광주 양림교회, 원효사 등 종교계 인사들을 잇따라 예방했다. 관문사에서는 대한불교천태종 중앙신도회장 이취임 법요식에 참석해 덕수 총무원장 스님과 대화를 나누고, 신도들과 인사를 주고받았다.
광주 양림교회에서는 인요한 의원의 외증조부가 세운 교회를 찾아 김현준 위임목사를 예방하고, 5·18 희생자들과 유가족을 위한 기도를 드렸다. 원효사에서는 해청 주지스님을 만나 “김 후보와 함께 5·18 희생 영령의 숭고한 뜻을 잘 이어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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