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스타뱅킹 비대면 전용 상품인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지만, 일일 한도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7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스트레스 금리를 1.5%포인트 인상하고 대출 한도를 줄이기로 하면서 실수요자들의 대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넷은행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각각 3.98%, 3.84%로 5대 시중은행 평균(4.3%)보다 낮아 경쟁력이 있고, 접근성도 편리해 대출 수요가 일시에 몰리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비대면 주담대 상품은 오전 6시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하루 접수량이 초과돼 대출 신청이 불가하다'는 메시지가 떴다. 낮은 금리에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고객들이 몰려들면서 일일 접수량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 카카오뱅크의 설명이다.
케이뱅크의 비대면 주담대 상품 역시 오전 9시에 신청을 누르자 '안정적인 서류 검토를 위해 당행의 하루 신청 수가 제한되고 있으며, 오늘 가능한 건수는 마감됐다'는 알림이 떴다.
이날 DSR 규제가 공개되면서 은행권은 상반기까지 가계대출 쏠림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달 15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약 2조9000억원 늘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이달 증가액은 5조8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대치다.
은행들은 이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가산금리 인상 등 한시적인 관리 조치를 통해 쏠림 현상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하면서, 이달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은행채 등 시장금리도 함께 낮아지기 때문에, 가산금리나 우대금리 조정을 통해 급격히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한다는 것이 은행권의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신용대출 상품인 '우리WON갈아타기 직장인대출'의 우대금리(최대 0.6%포인트)를 폐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부채 안정화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금리 인하로 대출 확대에 기름을 부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7월 DSR 스트레스 3단계 시행 이후에는 은행권의 금리 인상 폭이 제한될 전망이다. 스트레스 금리 인상분(1.5%포인트)에 추가적인 금리를 더 얹게 되면 은행이나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 되며, 새 정권으로부터 ‘이자 장사’ 논란에 휩싸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관계 기관과 긴밀한 공조 하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월별·분기별·지역별 가계대출 모니터링 강화, 금융회사의 선제적 자율 관리 유도 등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조치를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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