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필리핀 '졸리비', 베트남 패스트푸드 왕좌 넘본다

  • 고객 밀착형 전략·제품 혁신·위기 대응력으로 앞서…패스트푸드 브랜드 변화 절실

필리핀 패스트푸드 브랜드 졸리비가 베트남에 200번째 매장을 오픈했다 사진베트남통신사
필리핀 패스트푸드 브랜드 졸리비가 베트남에 200번째 매장 오픈 행사 [사진=베트남통신사]


2025년 베트남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은 전례 없는 ‘콤보 전쟁’ 속에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중 필리핀의 글로벌 프랜차이즈업체 졸리비(Jollibee)가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이며 기존 강자인 롯데리아, KFC, 맥도날드와 함께 본격적으로 선두 다툼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의 주요 흐름은 ‘콤보 전략’ 중심의 마케팅 경쟁이다. 콤보는 햄버거에 음료 및 샐러드, 감자튀김 등을 포함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햄버거 세트와 유사하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시장 점유율을 두고 총력전을 벌이는 가운데, 졸리비가 가장 높은 수익성과 시장 반응을 이끌어내며 경쟁 구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졸리비 베트남 법인의 2024년 EBITDA는 4240억 동(약 22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0.2% 증가했다. 이는 필리핀과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실적이며, 본국인 필리핀을 제외하고는 최대 규모의 이익이다. 졸리비는 현재 베트남 전역에 213개 매장을 운영하며 약 250개 매장을 보유한 롯데리아를 빠르게 추격 중이다.

반면 롯데리아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KFC는 매장 수를 늘리지 못한 채 성장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졸리비의 성장 비결로 ‘콤보 마케팅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 소셜리스닝 업체 유넷미디어 분석에 따르면 졸리비는 점심시간을 노린 직장인과 대학생 타깃의 ‘점심 콤보’, 월말 ‘급여 전 소비 공백기’를 노린 ‘생존 콤보’ 등 고객의 실제 소비 패턴에 맞춘 시기별 프로모션을 집중 운영하고 있다. 제품과 시점을 조합한 정밀 타이밍 조절이 매출을 견인한 것이다.


롯데리아는 업계 최다인 15종의 콤보를 출시했지만 고객 니즈에 맞는 전략적 타이밍을 놓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맥도날드와 KFC도 각각 약 10종의 콤보 세트를 운영 중이나 졸리비처럼 생활 소비 패턴을 정밀 분석한 전략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졸리비의 강점은 제품 차별화 전략에서도 나타난다. 현지 입맛에 맞춘 ‘가족 중심 제품군’은 졸리비의 또 다른 경쟁력이다. 싱가포르 식자재 공급업체 윌마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식자재 수급과 함께 베트남인의 입맛에 맞춘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최근 출시된 ‘허니갈릭 후라이드 치킨’은 전통적인 베트남 소스와 양념을 활용해 현지화 전략을 강화한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시장 선점 경쟁만큼이나 브랜드 보호 역시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최근 들어 페이스북,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졸리비, KFC, 텍사스 치킨 등 유명 브랜드를 사칭하는 가짜 계정이 대거 등장해 논란이 됐다. 일부 계정은 경쟁 브랜드를 비하하는 허위 정보를 유포하거나 ‘가짜 프로모션’을 광고하며 소비자와 브랜드 모두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베트남 외식전략 전문가 호앙뚱은 “브랜드 위기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선 기업이 공식 채널을 명확히 공지하고, 적극적으로 피드백해야 한다”며 “위기를 관리하는 속도와 진정성이 브랜드 신뢰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라고 설명했다.

올해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의 '콤보 대전'은 단순한 마케팅 경쟁을 넘어선 변화의 신호탄이다. 고객의 실수요에 기반한 전략, 메뉴 개발의 민첩성, 위기 대응의 체계화가 시장 우위를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졸리비는 이러한 조건을 고루 충족하며 ‘프랜차이즈의 왕좌’를 넘보는 위치에 올랐다.

반면 롯데리아와 KFC 등은 이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시기이다. 단순히 콤보 수량이나 가격 경쟁으로는 더 이상 승부가 나지 않는 시대, 고객과의 ‘진정한 연결’과 ‘공감의 순간’을 설계하지 않으면 시장 점유율 하락은 피할 수 없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이번 사례를 통해 명확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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