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밸류업 1년] '속빈강정' 밸류업 수익률 1.5%에 그쳐… 개선안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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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외치며 야심 차게 출범했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이 시행 1년을 맞았지만 실효성 논란에 직면했다. 밸류업 지수를 기초로 한 수익률은 1.5%에 그쳤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지수의 성적표는 기대에 못 미쳤다. 밸류업 지수의 누적 수익률은 1.5%에 그쳤고 거래대금도 654조5718억원으로 KRX 주요 지수 중 중위권에 머물렀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지배구조 개선, 주주환원 확대, 중장기 성장 전략 등을 공시하면 이들을 모아 만든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시키고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벤치마크로 삼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저평가된 국내 증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ETF체크에 따르면 밸류업 ETF 가운데 가장 큰 ‘KODEX 코리아밸류업’의 최근 60일 평균 거래대금은 7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11월 상장 첫날 830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감한 수치다. 현재 운용 중인 12개 밸류업 ETF 대부분이 출시 직후를 기점으로 거래가 줄고 있다.
 
이 같은 부진의 원인으로는 프로그램 자체 매력 부족이 지목된다. 제도적인 뒷받침 없이 자발적인 공시만으로는 기업 참여를 이끌어내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거래소가 지난 19일 개최한 간담회에서도 다수 상장 기업이 세제 지원 확대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실적이 부진하거나 소형주 중심의 기업들은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확대를 감수하면서까지 공시에 나설 동기를 찾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표 역시 악화됐다.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년 전 0.99배에서 지난 19일 기준 0.88배로 하락했고, 코스닥은 같은 기간 1.95배에서 1.60배로 줄었다. 낮은 PBR은 기업 주가가 자산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며 오히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인 저평가의 핵심은 낮은 PBR, 불투명한 지배구조, 단발성 주주환원에 있다”며 “단기적인 이벤트로는 근본적인 변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27일 밸류업 우수기업을 선정하고, 다음 달 지수 리밸런싱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105개 종목으로 구성된 밸류업 지수는 100개로 축소되며 최대 30% 종목 교체가 예고돼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수 자체보다 기업들이 공시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 유인이 부족하다”며 “정책의 일관성과 세제 개편이 뒷받침돼야만 참여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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