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뜨자 CBDC 띄우는 한은…이창용 총재, 은행장 1대1 면담

  • 오는 26일 IIF 사장·6대 은행장 회동 앞두고 개별 면담

  • 일일이 직접 은행 찾아가 '프로젝트 아고라' 협력 독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6대 시중은행장을 일일이 찾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 참여를 독려했다. 오는 26일 티모시 애덤스 국제금융협회(IIF) 사장과 6대 은행장 회동을 앞두고 은행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러 나선 것이다. 

한은 총재가 일선 은행장들과 개별적인 소통에 나선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우리나라 대선 정국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자 그동안 이 총재의 역점 사업이었던 CBDC 띄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총재는 최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은행 행장들을 방문해 1대 1로 30여분씩 면담했다. 지난 20일 이환주 KB국민은행장, 21일 정상혁 신한은행장을 찾은 데 이어 이날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을 차례로 만났다.

한은 총재가 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장들과 단체로 회동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에 직접 찾아가 개별적으로 행장들과 면담한 일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그만큼 한은이 이번 사업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의미다.

이 총재가 만난 은행들은 모두 '프로젝트 아고라'에 참여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기관용 CBDC와 시중은행의 토큰화된 예금을 활용해 국가간 지급 결제 시스템의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는 국제 협력 사업이다. 

한은이 국제결제은행(BIS), 미국·영국·일본·프랑스·스위스·멕시코 중앙은행, IIF와 함께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 6개 은행과 해외 37개 금융기관이 참여 중이다. 비기축통화국은 한국과 멕시코만 참여하면서 이 총재의 임기 중 주요 성과로 불려왔다.

이 총재는 행장들에게 올해 하반기부터 테스트를 시작하는 프로젝트 아고라의 추진 배경과 의미를 설명하고 각 은행의 적극적인 참여를 거듭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프로젝트가 BIS 목표대로 활성화되면 일선 은행들도 환 거래 등의 업무에서 운영 비용을 아끼고 법률 부담을 더는 등 얻게 될 이점이 많다는 부분을 강조했다고 한다.

아울러 이 총재는 한은이 별도로 추진하는 '프로젝트 한강'에 관심도 당부했다. 큰 틀에서 프로젝트 아고라와 유사한 구조의 프로젝트 한강은 은행 예금을 CBDC와 연계된 토큰으로 변환한 뒤 실생활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실험이다. 지난달 약 10만명을 목표로 참가자를 모집해 은행들과 함께 실험을 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번 소통을 바탕으로 오는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애덤스 IIF 사장 및 6개 은행 행장들과 프로젝트 아고라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간담회를 할 계획이다. IIF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헤지펀드는 물론 전세계 중앙은행 및 금융기관 그리고 디지털 자산 거래소(Coinbase), 스테이블코인(Circle) 등이 참여하는 단체다.

이 자리에서 시중은행이 공동 참여하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이 과정에서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주제도 논의 테이블에 같이 오를지 주목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 총재가 프로젝트 아고라와 한강을 통한 미래 지급 결제 서비스 개선에 큰 의미를 두고 이해를 구했다"며 "방문 면담이 추후 간담회 논의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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