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의 모든 우라늄 농축 불허"...'부분 허용' 보도 부인

  • 이란 반응 확인 후 제안 철회했을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핵 협상과 관련 “우리의 미래 합의에서 우리는 어떤 우라늄 농축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오래전에 막았어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미국이 이란에 저농축 우라늄 생산을 일부 허용했다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보도를 부인한 것이자, 이란의 미온적인 반응을 확인한 뒤 제안을 철회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앞서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미국 측이 지난달 31일 이란이 일정 기간 동안 자국 내에서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우라늄 농축 일부 허용은 그간 트럼프 행정부 공식 방침과는 상반되는 내용으로 이스라엘과 미국 내 강경파의 반발을 살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우라늄 농축은 보통 천연 우라늄에 1% 미만으로 존재하는 우라늄-235의 비율을 높이는 작업인데, 통상적으로 우라늄-235 비율이 20% 미만인 경우를 ‘저농축 우라늄’으로, 20% 이상인 경우를 ‘고농축 우라늄’으로 분류한다. 전자는 원자력 발전 등 민간용으로, 후자는 핵 추진 잠수함이나 핵탄두용 핵분열 물질을 만드는 데 각각 사용될 수 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이 제안한 협상안은 이란이 추가로 우라늄 농축 시설을 짓지 못하도록 하고 기존 우라늄 처리 인프라를 해체하도록 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또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위한 설비인 원심분리기에 대한 새로운 연구·개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아울러 이란이 일부 조건을 충족할 경우 ‘지역 우라늄 농축 컨소시엄’을 창설함으로써 이란이 민간 용도에 쓸 수 있는 정도까지는 우라늄 농축 시설과 역량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란은 농축 농도를 3%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며 지하 농축 시설은 일정 기간 가동을 멈춰야 한다. 향후 농축 활동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엄격한 지침 아래 제한된다.
 
이란은 민간 사용 목적에 필요한 수준을 초과하는 우라늄 능력을 개발할 수 없고, 합의 후 일정기간 동안 우라늄 농축 농도를 3%로 낮춰야 한다. 이란 지하 농축 시설은 일정 기간 동안 비가동 상태가 돼야 하고, 향후 활동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지침의 제한을 받는다.
 
이란 제재 해제는 미국과 IAEA가 만족할 만한 실질적인 약속을 보여준 이후 이뤄질 것이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이 제안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안이 미국 의회와 이스라엘의 반발을 부를 위험을 지니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실제로 이스라엘 일각에선 협상 실패에 대비해 이란 핵시설에 대한 선제 타격론이 꾸준히 제기됐고, 이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네타냐후 총리에게 협상을 방해하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미국이 이란 국민에 대한 제재를 실효적으로 해제한다는 사실을 보장하길 원한다”며 ‘하지만 미국 측에선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4~5월 5차례 간접 협상을 벌였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 핵 사찰의 범위와 정도, 대(對)이란 제재 해제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우라늄 농축 문제에서 미국은 전면 중단을 요구했지만 이란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양측은 조만간 6차 핵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