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실 세종 이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이던 세종시 아파트값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복귀부터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관망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 주(2일 기준) 세종 아파트값은 0.07% 상승해 2주 연속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 4월 넷째 주에는 49% 상승해 4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이는 등 급등세를 연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청와대를 신속히 보수해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5월 둘째 주 0.48% 올랐던 세종시 아파트값은 2주 후인 5월 넷째 주에는 0.1% 상승에 그쳤다.
거래량도 뚝 떨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세종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75건으로 4월(1327건)의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시장에서는 가격 하락이 포착되고 호가도 조정되고 있다. 나성동 나릿재5단지 한신더휴리저브는 전용 84㎡가 지난 4월 9억30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지난달 같은 평형대 매물이 8억6800만원에 팔린 데 이어 8억3500만원에도 손바뀜된 바 있다. 또 지난달 12억3000만원에 매매거래된 나성동 나릿재3단지 제일풍경채위너스카이 전용면적 98㎡ 매물은 최근 11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나성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선 주자들이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낸 3월까지만 해도 집주인들이 일주일 만에 1000만원씩 호가를 올리고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기도 했다. 일부는 거래가 성사되기도 했지만 매수자들이 매도 호가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며 "5년 전 급등기에 물린 집주인들은 전고점이 아니더라도 매물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집값은 5년 전에도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급등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국회 세종의사당 건설과 대통령 집무실 설치를 추진하자 한 해 만에 42.37% 상승했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이 지지부진해지면서 △2022년 -16.74% △2023년 -5.14% △2024년 -6.37%로 연이어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청와대 복귀 선언으로 매수 심리가 주춤한 건 맞지만 단기간 급등한 집값이 조정되는 과정이라고 봤다. 5년 전 학습 효과로, 급등한 호가에 섣불리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상승세가 한 달 반으로 짧아 오름폭도 5년 전만큼 크지 않았다. 7억원 하던 집이 9억원까지 호가가 올랐다면 8억원 선에서 당분간 하향 조정이 될 것"이라며 "다만 호재가 완전히 없어졌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고 대통령 집무실을 비롯해 어떤 행정기관들이 얼마나 내려갈지에 따라 시장이 냉정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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