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I는 10일 6월 경제동향을 통해 "건설투자가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한 가운데 수출도 둔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국내 정국불안이 완화되고 미중 무역합의가 이루어지면서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표가 개선됐지만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4월 '경기 하방 위험 확대' 진단을 내렸던 KDI는 5월 기존보다 톤을 높여 '경기 둔화'라고 표현한 바 있다. KDI가 경기 둔화 평가를 내린 것은 2023년 초 이후 2년여 만이다. 이달 들어 표현을 다소 완화했지만 KDI는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의 경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KDI는 건설 투자 부진으로 내수 회복이 제약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생산 증가세도 건설업을 중심으로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4월 전산업생산이 건설업 부진과 서비스업 둔화로 전월 대비 낮은 증가율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소매판매 등 소비는 여전히 미약한 흐름이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영향에 따라 승용차 판매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나머지 부분이 부진하면서 전체 소매판매는 소폭(-0.1%) 감소했다. 서비스 소비도 숙박과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낮은 증가를 나타냈다.
하지만 5월 소비자심리지수(101.8)가 기준치인 100을 웃도는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작년 12월 이후 지속되었던 소비심리 위축은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DI는 "고금리 기조가 완화되면서 향후 소비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와 운송장비의 높은 증가세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타 부문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건설투자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건설 수주와 건축착공면적 등 일부 선행지표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아 점진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경기의 후행 지표로 꼽히는 고용은 건설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진하면서 고용 증가세는 낮은 수준에 그쳤다. KDI는 "주 18시간 이상 고용이 전월에 이어 감소하면서 고용 여건의 악화를 시사하고 있다"며 "청년층 고용의 부진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는 공급 측 압력이 일부 축소되면서 안정세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하면서 1%대로 접어들었다. KDI는 "내수가 미약한 수준에 머무르면서 근원물가도 전월과 유사한 상승세를 지속했다"며 "최근 수입물가가 원유를 중심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도 낮아지면서 향후 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