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①] 자퇴, 목수, 그리고 건축가의 꿈… 전진소녀 이아진의 성장 공식

14살에 유학, 18살에 자퇴, 22살에 대학 입학. 목수라는 직업을 스스로 택해 건축현장에서 땀으로 성장해온 한 청춘이 있다. ‘전진소녀’라는 이름으로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온 이아진 작가는, 이번 두 번째 책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을까』를 통해 또 한 번의 고백을 꺼내놓는다.

조금은 다르게 살아온 이야기를 ‘레시피’처럼 정리한 이 책은, 진로와 인간관계, 자아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보내는 응원장이기도 하다. "힘들 때 꺼내볼 수 있는 책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처럼, 이아진은 여전히 자신에게 묻고 답하며 ‘나’라는 사람을 책임감 있게 완성해가는 중이다.

세상의 기준보다 나의 꿈을 사랑하는 마음, 성공보다는 행복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선택. 전진소녀 이아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진소녀 이아진 사진 체인지업북스
전진소녀 이아진 [사진= 체인지업북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을까?‘ 소개부탁드린다
-이번 2번째 책은 제가 남들과 조금은 다른 길을 가며 겪어온 경험들과 이야기를 하나의 레시피처럼 정리해 독자들이 힘들거나 필요할때 쏙쏙 꺼내볼 수 있는 책이다. 특히나 진로나 인간관계, 자아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 친구들 그리고 자신만의 꿈을 위해 걸어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전진소녀이기 전에 이아진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나. 그리고 많은 경험을 통해 발견한 전진소녀로서 이아진, 사람으로서 이아진은 어떤 사람인가
-나의 이야기를 표현할 줄 아는 어른이 되고 싶었다. 음악이 되었든 그림이 되었든 글이 되었든 시각화 하고 그걸로 사람들과 소통해내는 예술가 또는 알록달록한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사람 이아진과 전진소녀는 전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의 페르소나 같은 것도 아니고 오프더 레코드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기에 그냥 나라는 사람의 과정을 그대로 녹화하고 담아낸 기록들이 전진소녀가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경험을 통해 그 전진소녀는 꽤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14살 유학, 18살 자퇴, 22살 대학 입학이라는 인생의 타이밍은 매우 독특합니다. 이 과정을 걸으며 스스로 어떤 감정이 가장 강하게 남았나
-많은 감정들이 들었지만 예전엔 ‘혼란스럽다’ 라는 감정이 강했었고 지금은 ‘떳떳하다’ 라는 감정이 강하게 든다. 조금은 다른길이였지만 그 과정중에 밀도있게 고민하고 수많은 의문과 질문들에 스스로 답을 찾아 매꾸어 왔기에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기반이자 내실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은 지난 저의 과정에 자랑스럽다는 감정이 든다.

고등학교 자퇴 후 목수가 된다는 건 흔치 않은 선택인데, 당시의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나. 누가 뭐라 해도 이 길을 택한 결정적 계기가 있었나
-나만의 꿈을 찾겠다고 결심했다면 뭐라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학교라는 소속에서 나와 나만의 답을 찾기로 했다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부터 해야한다고 생각했고 지금 내가 이것도 못하면 나는 나중에 아무것도 못해낼것같다 라는 두려움에 ‘끈기를 가지고 시작해보자’ 마음먹은게 가장 큰 이유다.

목조주택 현장에서 소녀 목수로 살아간다는 건 많은 편견과 장벽이 있었을 텐데, 어떤 순간이 가장 힘들었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셨나
-여자이면서 어리다고 나의 가능성을 의심받았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이걸 극복하는 방법은 당시 나에게 하나 밖에 없었고 지금도 그 방법이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실력으로 증명하는 것. 퇴근하고 숙소에 들어와서 혼자 복습노트를 작성하고 다시 새벽에 현장으로 돌아가 혼자 재단해본 걸 계산해보고 사수 분들이 해놓으신 걸 보고 예습하고 그랬다. 팀장님에게 이것 저것 해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드려 혼자 재단부터 계산까지 해보는 연습을 했었다. 현장에서 일하면서는 최대한 눈동냥 귀동냥을 하며 배웠다. 그렇게 내 스스로도 자신감이 붙고 1인분을 완전히 해낼 수 있기 전까지는 장벽을 쉽게 부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누구의 응원도 없이 혼자 걸어온 시간들 속에서, 가장 외롭고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
-저는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걸어왔다. 곁에서 항상 응원해주시고 바라봐주시는 부모님이 계셨고 주변 사수분들도 저를 가족처럼 챙겨주시며 어디가서 기 죽지 않도록 가르쳐주시고 도와주셨다. 그리고 저의 과정을 유튜브라는 플랫폼으로 기록하고 담아내면서 비록 온라인으로 만난 사람들이지만 지금 와서 돌아 볼 때 그 사람들의 진심어린 응원이 저를 외롭지 않게 해주었던 것 같다. 그래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말해보자면 내가 자꾸 같은 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것 같을 때 좌절스럽고 힘들었다. 야심차게 나의 꿈을 찾겠다고 학교를 박차고 나왔지만 결국 나만 같은 자리인 것 같고 실제로 나는 아무것도 아닌 돌맹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까봐 두려운 마음과 초조함이 그때의 저를 가장 힘들게 했다. 여느 청춘들과 같은 고민이었다.

세상의 시선과 기준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나
-세상을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보다 내 꿈을 더 아끼고 사랑한다는 마음이 더 컸음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힘들다고 멈추면 이길 수 없으니까.

인생의 방향을 ‘성공’보다 ‘행복’으로 설정하신 이유가 있다면 뭔가
- 저는 누군가에게는 ‘성공’이 곧 ‘행복’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사람들 모두 인생의 방향을 행복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형태가 성공이냐 성취이냐 만족이냐 그 차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으로 가기 위한 각자만의 방식과 목표가 다를 뿐이니까.
제 목표들 중에는 분명 ‘성공’도 포함되어 있다. 나만의 건축 어벤저스 팀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기 때문에, 저는 먼저 실력 있는 건축가이자 리더가 되어야 하고, 저도 그 과정에서 저만의 '성공'이란 기준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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