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열린 '2025 롯데 아쿠아슬론'에서 참가자들이 호수에 뛰어들어 수영하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6일 오전 평소 잔잔하던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하얀 물결이 일었다. 이날 열린 '2025 롯데 아쿠아슬론' 대회 참가자들이 일제히 호수에 뛰어들어 헤엄치면서다.
이 대회를 계기로 1년에 딱 하루 개방되는 석촌호수에는 검정·빨강·연두 등 형형색색 수영모가 수면을 오르내리며 '물 반, 사람 반'의 진풍경이 펼쳐졌다.

6일 오전 '2025 롯데 아쿠아슬론' 대회 시작을 알리자 참가자들이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입수해 수영하고 있다. [영상=홍승완 기자]
2022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롯데 아쿠아슬론은 석촌호수 수영과 롯데월드타워 수직 마라톤을 결합한 대회다. 석촌호수 동호 두 바퀴(총 1.5㎞)를 수영한 뒤 롯데월드타워 123층(계단 2917개)을 걸어 오르는 코스다. 다시 말해 수면에서 시작해 하늘까지 향하는 셈이다.
장재훈 롯데물산 대표이사는 개회사에서 "롯데 아쿠아슬론은 환경과 도심의 조화를 상징하는 이벤트가 됐다"며 "이번 대회는 롯데와 송파구청이 함께한 석촌호수 수질 개선 사업 성과가 반영돼 더욱 특별하다"고 말했다. 이어 "석촌호수 속 물고기가 보일 정도로 맑아진 만큼 이번 대회 때 석촌호수의 변화된 모습을 직접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는 송파구청과 5년째 석촌호수 수질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주 2회 정화 작업을 하고, 빛으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광촉매를 활용해 수중 오염물질을 줄이는 식이다. 그 결과 석촌호수는 지난해 수질환경 기준 대부분 항목에서 1등급 판정을 받았다. 최대 2m 이상까지 보일 정도로 맑아진 수준이다.

6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열린 '2025 롯데 아쿠아슬론' 참가자인 박능엄(왼쪽부터)·이승찬·최준영씨가 롯데월드타워 앞에서 파이팅 포즈를 하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석촌호수 입수를 앞두고 스트레칭을 하던 박능엄씨(33)는 "이번 대회 목표는 1시간10분대지만, 기록보다는 안전하고 부상 없이 완주하는 게 목표"라고 답했다. 함께 참가한 이승찬·최준영씨도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다. 패기로 완주하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눈에 띄는 이색 주자들도 있었다. 올해 74세로 최고령 참가자인 박종섭씨는 "물이 너무 깨끗해 수영하며 피부도 좋아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부부 동반으로 참가한 백승찬(51)·김현숙씨(50)는 "훈련을 주로 한강에서 하는데, 석촌호수 시야가 훨씬 좋아 편히 수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대회를 지켜보는 시민도 많았다. 호수 산책로 곳곳에 선수들을 응원하는 함성에 이끌려 발걸음을 멈춘 시민도 있었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한 70대 부부는 "호수를 헤엄쳐 두 바퀴 돌고 123층까지 올라간다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것이냐"며 물은 뒤 '걸어 올라간다'는 답변을 듣자 "와···"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어 "대회 참가자들의 열정 넘치는 모습에 덩달아 힘이 난다"고 말했다.

6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일대에서 열린 '2025 롯데 아쿠아슬론' 남자부 1위를 차지한 천안시청 철인3종팀 소속 장현일씨가 결승선에 들어오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대회 남자부 1위는 44분25초 만에 완주한 천안시청 철인3종팀 소속 장현일씨(23)에게 돌아갔다. 장씨는 "고비도 있었지만, 의지로 올라왔다"며 "이번 대회를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도전' 그 자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도 물을 많이 마셔봤는데, 석촌호수 물맛은 상당히 좋았다"고 평가했다.
여자부 1등은 53분18초를 기록한 이지현씨(42)가 차지했다. 수상자들은 메달과 함께 남녀 1등 100만원, 2등 70만원, 3등 50만원 상당의 스파이더 상품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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