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로봇 권투에 놀란 산업계… "피지컬AI 대응 시급"

  • 美·中 피지컬AI 전쟁, 과거 소련과 펼쳤던 우주전쟁 같아

  • 산업계, 과기정통부에 실증 환경 구축 등 정책 마련 주문

사진과기정통부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피지컬 인공지능(AI) 산학연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25 세계 인공지능대회(WAIC)'에서는 한 로봇이 눈길을 끌었다. 로봇이 권투 글러브를 끼고 인간처럼 자세를 낮추고 주먹을 피하고 격투 경기를 했다. 

로봇들 간 혈투는 영화 속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됐다. 인간과 비슷한 '모방학습'을 구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로봇과 결합한 '피지컬AI'가 세계 기술 패권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김욱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혁신·글로벌 프로젝트매니저(PM)는 3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내 피지컬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피지컬AI 산학연 간담회'에서 "미국과 중국에서는 로봇이 걷고 뛰고 춤을 춘다"며 "AI 형태가 진화하면서 로봇이 인간처럼 배우고 반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이날 간담회는 피지컬AI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학계·연구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PM은 미국과 중국 간 피지컬AI 주도권 경쟁을 언급하며 "과거 미국과 소련이 우주전쟁을 벌였던 것처럼 피지컬AI는 현시대 우주전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근거로 그는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의 AI 액션 플랜 발표와 중국 정부의 투자를 언급했다. 

김 PM은 "트럼프 정부는 파운데이션 모델은 물론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전반에 걸친 표준을 마련하고 피지컬AI에 전략적 투자를 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WAIC에 60개 넘는 휴머노이드 기업이 참여할 정도로 관련 산업이 활발하다"며 "중국 정부는 물론 화웨이는 반도체부터 모델 구현까지 피지컬AI 전후방 산업 전반을 통합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피지컬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과기정통부의 실질적인 정책 대응을 주문했다.

장영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과기정통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장 교수는 "대한민국이 제조 강국인데, 피지컬AI를 대표하는 제조 솔루션은 없다"며 "과기정통부에서 주도적으로 관련 제조 솔루션 업체를 만들어 피지컬AI 수요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장 교수는 "미국이 제조업으로 돌아오고 있고, 많은 공장이 필요하다"며 "관련 공장에 들어갈 피지컬AI 분야에서 한국이 두각을 나타낸다면 또 하나의 수출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산업계는 실증 환경 구축과 업계 간 협력 기반 마련을 위한 과기정통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특히 피지컬AI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과 연계돼 작동할 수 있도록 실증 환경과 현실을 연결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태준 마음AI 대표는 "피지컬AI 성능을 높이는 방법은 시뮬레이션 데이터와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런 환경은 개별 기업 차원에서 구축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장하영 써로마인드 대표는 정부 주도로 피지컬AI를 두고 소프트웨어 업계와 하드웨어 업계 간 교류의 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장 대표는 "피지컬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업계가 협업할 수 있는 연구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며 "관련 정책이나 연구 과제가 뒷받침됐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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