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 연준, 트럼프 금리 인하 요구 불구 금리 동결…"관세 불확실성"

  • 美 연준, 트럼프 2기 집권 후 5회 연속 금리 동결

  • 관세 영향 궁극적 확인 위해 "갈 길 멀어"

  • 차기 연준의장 후보 2명, 금리 인하표 던져

  • 日 BOJ, "美 관세정책으로 불확실성 높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된 금리 인하 요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발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을 지목하며 금리를 동결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은 29~30일 양일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미국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현행 4.25~4.5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5회 연속 동결이다. 

파월 의장은 금리 동결의 주된 이유로 트럼프발 관세에 따른 불확실성을 꼽았다. 그는 "지금은 관세가 상품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막 미치기 시작한 모습"이라며,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궁극적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하며 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해 물가 상승 압력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더욱이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와 구리 관세가 발효되는데다 의약품, 반도체 등 품목 관세도 조만간 발표를 앞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는 상황에서 현상 유지를 택한 것이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데이터를 봐야 할 것"이라며 유보적 자세를 나타냈다. 이에 금융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낮아졌고, 미국증시는 실망감 속에 혼조세를 나타냈다.

연준 부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리처드 클라리다 PIMCO 글로벌 경제 고문은 "오늘 파월의 목표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50-50까지 낮추는 것"이었다며 "그는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했다.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하루 전 63% 수준에서 이날 43%까지 낮아졌다.

다만 이번 FOMC 회의에서는 이례적으로 미셸 보우먼 연준이사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가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금리 동결에 반대하고 나섰다. FOMC 회의에서 2명의 이사가 공개적으로 금리 결정에 반대한 것은 1993년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이 2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연준의장 후보군에 오른 인물들이기도 하다. 

연준에 금리 인하를 촉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금리 발표에 앞서 이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파월 의장을 '미스터 투 레이트(너무 늦은 자)'라고 비난하며, "당장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워싱턴DC에 있는 연준 청사 공사 현장까지 직접 찾아 파월 의장과 면담하는 등 줄곧 연준에 금리 인하를 촉구해 왔다.

하지만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해 온 파월 의장은 이날도 금리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요소에 휘둘리지 않고 데이터에 근거해 정확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연준의 독립성이 필수적이라며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 역시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회 연속 0.5%로 동결했다. BOJ는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인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동결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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