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K되는 경제상식] 상호관세 25%→15%, 한국 경제에 어떤 변화?

  • 한은 연간 성장률 상향 가능성도

  • 조선 업계 '환영', 최악은 면했지만

  • 3분기부터 수출 타격 본격화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 제품 관세율이 25%에서 15%로 조정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은 한국과 완전하고 포괄적인 무역합의에 도달했다는 것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직접 밝힌 내용인데요. '최악은 피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 입장에선 마냥 좋아할 순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1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의 상호관세율을 조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발효일은 오는 7일부터입니다. 

당초 미국은 한국에 대해 25% 상호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었는데요. 이번 협상으로 상호관세는 15%로 조정되고, 추후 발표될 반도체·의약품 등의 품목별 관세에도 '최혜국 대우'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그 대신 한국은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1000억 달러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제품 수입을 약속했습니다.

이른바 '마스가(MASGA) 프로젝트',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가 타결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입니다. 약속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중 절반에 해당하는 1500억 달러가 조선 산업 전용 펀드로 조성됩니다. 조선 업계는 미국과의 조선 동맹으로 한층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는 분위기입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본부장은 "조선 특화 펀드는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면 우리(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구조로 만들어진 것으로 윈윈(win-win)"이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대미 상호관세율 15%는 한국은행이 지난 5월 경제전망 때 가정했던 시나리오와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입니다. 한은은 당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0.8%로 전망하면서 관세율이 크게 인하될 경우 성장률이 0.1%포인트 오르고, 반대로 상호관세율이 기존 25%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성장률도 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봤습니다.

미국 관세 정책 영향이 우려했던 것보다 확대되지 않은 가운데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0.1%포인트)를 반영해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전망치를 올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각에선 연간 성장률이 1%를 달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다만 결국 수출이 문제입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설명회에서 "3분기부터는 관세 영향 본격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상호관세율이 일본과 비슷한 수준(15%)으로 결정된다면 한은의 5월 전망보다 약간 안 좋은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자동차 업계 역시 타격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산 차는 무관세 혜택을 받으며 가격 경쟁력에서 큰 우위를 점해왔습니다. 그런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3년 만에 사실상 막을 내리면서 앞으로 한국산 차는 미국에서 15%의 관세를 적용받게 됩니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의 12.5% 관세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다시 말해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아반떼의 가격이 경쟁 차종 대비 비싸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철강은 이번 협상에서 관세 인하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기존 50%에 달하는 고율 관세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 철강업계는 미국 내에서 가격 경쟁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입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한미 무역협상 타결은 2025년 및 2026년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관세비용 부담을 각각 2조원, 1조7000억원 경감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며 "관세 부담을 추가로 줄이기 위해서는 멕시코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 인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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