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사기 의혹' 연준 이사, 트럼프 사퇴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

  • 리사 쿡 "금융 이력 관련 의문, 정확한 정보 수집해 제공"

  • 연방주택금융청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 제기

리사 쿡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오른쪽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리사 쿡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오른쪽)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이 제기된 리사 쿡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쿡 이사는 성명에서 “트윗에서 제기된 몇 가지 의문 때문에 사퇴하라는 협박에 굴복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연준의 일원으로서 제 금융 이력과 관련한 어떠한 의문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정당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정확한 정보를 수집해 사실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빌 풀테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은 쿡 이사가 2021년 미시간주와 조지아주에서 각각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서 두 부동산을 모두 ‘주거용’으로 기재한 점을 문제 삼아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제기했다
 
풀테 청장은 팸 본디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쿡 이사가 “더 유리한 대출 조건을 얻기 위해 은행 서류와 부동산 기록을 위조했으며, 이는 형법상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쿡 이사가 2021년 미시간주 부동산에 20만3000달러(약 2억8000만원), 조지아주 부동산에 54만달러(약 7억5000만원)의 대출을 각각 받으며 두 곳 모두를 주거용으로 기재했으나, 조지아 부동산을 2022년에 임대 시장에 내놨다는 지적이다.
 
공식 재정 공시에 따르면 쿡 이사는 2021년 세 건의 모기지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는 투자용 부동산에 대한 15년 만기 2.5% 대출, 개인 주거용 30년 만기 3.25% 대출, 또 다른 개인 주거용 15년 만기 2.875% 대출이 포함돼 있었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당시 30년 만기 모기지의 평균 금리는 2.9~3.3% 수준이었다. 일반적으로 주거용 대출은 투자·임대용보다 금리가 낮고 담보인정비율(LTV)도 높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즉각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쿡 이사(연준 첫 흑인 여성 이사)를 해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쿡 이사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최초의 흑인 여성 연준 이사로, 임기는 2038년까지이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연직 위원으로 11명의 기준금리 표결 위원 중 한 명이다. 쿡 이사의 의회 인준 당시 미국 공화당 상원은 그를 극단적인 좌파 성향으로 평가하며 임명에 반대했고, 그 결과 당시 상원의장을 겸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캐스팅보트 끝에 51-50으로 가까스로 인준이 통과됐다.
 
풀테 청장은 쿡 이사의 성명이 나온 뒤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FHFA가 관할하는 연방주택금융은행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며 “주택담보대출 사기를 저질러 이런 위협을 가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기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애덤 시프 민주당 상원의원(캘리포니아),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두 사람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정적이다.
 
이에 대해 연방 상원 금융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성명에서 “대통령과 행정부가 연방정부를 무기화해 독립적인 연준 이사를 불법적으로 해임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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