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없다"에서 "尹이 계엄선포문 건넸다" 번복한 한덕수, 특검 재소환

특검, 19일 이후 사흘 만에 재조사…계엄 선포과정·전후지시 조사 중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2일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22일 재차 소환됐다. 특검팀이 한 전 총리를 소환한 건 지난 19일 이후 사흘 만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한 전 총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비상계엄 선포 과정과 전후 지시 사항 등을 조사 중이다. 

이날 9시 25분께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한 전 총리는 '내란 가담·방조 의혹을 여전히 부인하는가', '비상계엄 문건을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받았는가.',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무엇인가' 등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한 전 총리는 비상계엄 당시 국무총리 신분의 '국정 2인자'로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하고 방조·가담한 의혹을 받는다.

또 비상계엄 당일 밤 11시 12분께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통화하며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방해에 관여한 의혹도 받고 있다. 국회에서 계엄 해제안이 통과된 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통화하고 국무조정실을 통해 정부 기관과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 대한 출입 통제를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아울러 한 총리는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헌법재판소와 국회 등에서 위증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월 국회에서 계엄 선포문에 대해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될 때까지는 전혀 인지 못했고, 나중에 양복 뒷주머니에 있는 것을 알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후 진행된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도 관련 내용에 대해 "정말 기억이 없다"며 부인했다. 하지만 19일 조사에서 한 전 총리는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선포문을 받았다"며 기존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특검팀은 한 전 총리를 상대로 이날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