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납치 증거 본 트럼프… '친러' 전쟁관 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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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 러시아적 시각을 바꾸기 위해 아동 납치 의제를 부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2022년 러시아 침공 당시 생후 수개월 된 우크라이나 아동의 출생증명서와 사진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같은 아동의 러시아 출생증명서도 함께 보여주며 이 아동이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에 납치됐고, 이후 러시아 정치인에게 입양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출생증명서에는 아동의 이름이 바뀌어 있었고, 출생지도 우크라이나가 아닌 모스크바 인근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와 함께 젤렌스키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가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아동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낸 데 대해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고, 트루스소셜에도 아이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취지의 게시글을 게재했다.

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오랫동안 이 문제를 종전 외교의 핵심 의제로 삼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관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러시아에 압박을 가하도록 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짚었다.

지난 2017년 화학무기 공격으로 고통받은 시리아 아동의 사진이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촉발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종종 강력한 이미지나 개인적 이야기에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관심사가 자주 바뀌는 만큼 장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아동 2만여명이 강제로 러시아에 끌려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이 문제를 왜곡하고 있으며, 강제 이송이 아니라 구출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 변화도 멜라니아 여사의 입김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루스소셜에 아동 납치 문제와 관련 "내 아내, 멜라니아에게는 큰 주제"라고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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