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달여 만에 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양국 간 '셔틀 외교'의 재개를 확인했다. 양국 정상은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가올 한·미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4일 오전 일본 도쿄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2개월 만에 일본을 방문함으로써 '셔틀 외교'의 조기 복원을 알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담 직후 일본 언론에서도 한국의 보수 정권에서 전례가 없기 때문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일본과 미국을 연계 방문해 한·일, 한·미·일 협력 강화를 실현했다고 볼 수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에 대해 "그동안 한·일 양국 관계가 좋지 않으면 미국이 주도해서 한·미·일 3국 협력을 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주도해 일본을 방문하고 미국을 이어 방문하는 모양이 나왔다"며 "일본 측은 이에 대해 '한·일 관계를 중시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관을 알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회담에서는 미국 상호관세에 대한 양국 정상의 대화도 이뤄졌다. 위 실장은 "두 정상 간 대화에서 상당한 시간이 대미 관계 또는 관세 협상에 할애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일본 측에서 일본의 경험이나 그동안 느꼈던 점을 우리에게 도움말 형태로 얘기하는 방식이었다"며 "우리에게 많이 도움이 되었고, 또 이 대통령께서는 추가 질문도 하면서 토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의 합의를 통해 범정부적인 소통을 확대하기로 한 것도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로 꼽힌다.
위 실장은 "회담과 만찬까지 약 3시간 30분 동안 양국 정상이 다양한 주제로 대화했고, 10월 말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계기 일본 총리의 방한, 또 올해 한·일·중 3국 정상회의의 일본 개최 등 정상 간의 다양한 교류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상 간에는 수소와 인공지능(AI), 첨단 기술 등 경제 분야 협력에 대해서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저출산·고령화, 수도권 집중 문제, 지방 발전 문제, 인구 감소, 농업 방제 등 공통의 사회 과제에 대한 당국 간의 협의체 출범도 얘기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정상의 친분이 강화될 수 있는 일정도 마련됐다. 회담 이후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이시바 총리와 이시바 요시코 여사의 친교 만찬이 진행됐다. 이시바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의 자서전 '그 꿈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를 들고 와 서명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 실장은 만찬 메뉴와 관련해 "일본 측이 만찬을 통해 한국을 배려하려는 여러 모습이 관찰됐다"고 언급했다.
특히 만찬에서는 이 대통령의 고향 경북 안동시의 전통주인 '안동소주'와 이시바 총리 고향인 돗토리현의 맥주 등 주류가 나란히 배치됐다. 또 안동찜닭, 김치를 올린 장어구이, 한국식 해조류도 요리로 제공됐으며, 이 대통령의 선호를 반영해 일본 오카야마 백도도 올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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