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현존 최고 집적도의 쿼드레벨셀(QLC) 낸드를 개발하며 기술 우위를 점했다. 삼성전자와 일본 키옥시아 등 경쟁사들의 반격 움직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25일 SK하이닉스는 V9급 321단 2테라비트(Tb) QLC 낸드 플래시 제품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품은 기존 QLC 제품과 비교해 용량과 성능이 모두 향상됐다. 특히 데이터 전송 속도는 100% 빨라졌고, 쓰기 성능은 최대 56%, 읽기 성능은 18%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쓰기 전력 효율도 23% 이상 증가해 저전력이 요구되는 AI 데이터센터 등의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한 300단 이상 낸드를 QLC 방식으로 구현한 것은 세계 최초에 해당한다. 낸드 적층 수가 늘어날수록 저장 용량이 증가하고 단위당 원가도 절감돼 반도체 업계 경쟁이 펼쳐지는 대표적인 분야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일본 키옥시아의 발걸음도 바빠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낸드 시장 점유율은 매출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31.9%로 1위, SK하이닉스와 자회사 솔리다임이 18.2%로 2위, 키옥시아가 17.5%로 3위로 집계되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V9급 290단 수준의 1Tb QLC 낸드 양산 개시를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더블스택 구조로 구현할 수 있는 업계 최고 단수 제품"이라며 "더블스택 구조는 원가 절감·생산성 향상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에는 400층 이상 적층한 V10급 1Tb TLC 낸드 기술력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적층 수나 인터페이스 속도 측면의 기술력에 있어서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 양산을 예상하나 삼성전자는 공식 양산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키옥시아도 V8급 218단 낸드 플래시 제품을 양산 중이다. 올해 초에는 V10급 332단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으나 아직 개발 완료나 양산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 기술 경쟁은 갈수록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앞선 가운데 일본 키옥시아,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도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 기술력 격차가 좁혀지면서 메모리 강자인 한국이 일본(키옥시아), 미국(마이크론), 중국(YMTC)의 추격을 받는 상황"이라며 "적층 수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용량 증가와 처리 속도의 향상이 경쟁력의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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