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는 것 같다. 우리는 그것을 수용할 수 없고 거기서 사업할 수 없다.”
한·미 정상회담을 불과 3시간가량 앞둔 25일 오전 9시 20분(미국 동부시간·한국시간 25일 밤 10시 20분). 한국 정치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이 세 문장짜리 글에 요동쳤다. 영국 BBC는 “트럼프의 유명한 행동인 오벌오피스에서 (상대방 정상에게) 면박을 주는 행동에 대해 이 대통령의 (대통령실) 팀은 우려를 하고 있었다”면서 “(그런 가운데) 정상회담 몇 시간 전 올라온 트루스소셜 글은 그들(참모)에게 공포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회담 직전 기자들에게 “한국에서 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고, 우리(미군) 군사기지에 들어가 정보를 수집했다고 들었다”면서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확인해보겠다. 알다시피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몇 시간 후에 이곳에 온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회담 직후 이재명 대통령이 특검 제도와 탄핵 과정에 대해 설명을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오해”라고 말하면서 일단락됐다. 이후에는 언론에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가 되면 나는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며 분위기를 풀어 나갔고,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는 당신과 100% (함께 갈 것)” 등의 언급으로 화답하며 정상회담이 화기애애하게 끝났다.
하지만 세계 최강국이라 하는 미국의 현직 대통령의 입에서 ‘루머’라는 말이 나왔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그 루머는 어디서 온 것일까. 미국 뉴욕타임스는 “그(트럼프)가 한국의 극우세력으로부터 들었던 이 대통령이 한·미 동맹을 훼손하려 한다, 기독교 교회를 박해한다는 등의 음모론을 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확히 어떤 교회가 압수수색을 당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아울러 이번 회담을 전후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미국의 보수 논객들은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보수 성향인 고든 창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숙청 발언’ 직후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 고맙다”는 글을 올리는 한편, 같은 날 “사람들은 내게 왜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보호하기를 원하느냐고 묻는다. 보다시피, 그건 한덕수(전 총리)에 대한 것이 아니고 이재명 (대통령의) 다른 사람을 박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창 변호사는 정상회담을 열흘 앞둔 지난 15일 미 의회전문지 더힐에 “한국의 반미 대통령이 워싱턴으로 온다”는 칼럼을 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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