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넘은 女 제외" 호찌민시 출산지원책에 갑론을박

  • 호찌민시 두 자녀 출산 여성에 500만동 지원

  • 누리꾼들 "출산보다 양육이 더 힘든 일" 비판

호찌민시가 35세 이전에 출산한 여성에게 500만동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사진베트남 통신사
호찌민시가 35세 이전에 출산한 여성에게 500만동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사진=베트남 통신사]
베트남 호찌민시가 35세 이전에 두 자녀를 출산한 여성에게 최초 1회 500만동(약 26만원)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이는 출산율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지난 1일부터 본격 적용됐다. 정책 발표 직후 환영의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자격 요건과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3일(현지시각) 베트남 매체 뚜오이쩨에 따르면 이번 내용은 지난달 28일 열린 제10기 호찌민시 인민의회 제3차 회의에서 통과된 결의안에 담겼다. 결의안은 인구 정책을 성실히 이행한 시민과 단체에 대한 포상 및 지원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호찌민시 인민의회 문화사회위원회는 이번 지원금이 기존 300만동에서 200만동 늘어난 500만동으로 상향됐다고 설명했다. 시 당국은 이를 통해 여성의 출산을 더욱 독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호찌민시 합계출산율은 여성 1인당 1.43명으로 인구 유지에 필요한 대체출산율에 크게 못 미친다. 시 당국은 2030년까지 이 수치를 1.6명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국가 인구 전략 행동계획과 연계해 해당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번 결의안에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 지원도 포함됐다. 빈곤층, 차상위 계층, 사회보호 대상자, 섬 지역과 특수구역 거주자 중 임산부와 신생아는 200만동의 산전·신생아 선별검사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산전 선별검사 60만동 ▲신생아 선별검사 40만동 ▲현금 지원 100만동이 지급된다.

출산 장려에 성과를 거둔 단체에 대한 포상도 마련됐다. 5년 연속으로 출산 가능 연령대 부부의 60% 이상이 두 자녀를 출산한 읍·면·동 단위 지역에는 호찌민시 인민위원장 명의의 표창과 6000만동의 포상금이 수여된다.

정책에 따른 지원금과 포상금은 국가 예산에서 충당되며 현행 국가예산법과 예산관리 분권 규정에 따라 집행된다. 이번 결의안으로 호찌민시는 전국에서 가장 적극적인 출산 장려 정책을 추진하는 지방정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시 당국은 “단기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출산과 양육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책 발표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백 건의 반응이 쏟아졌다. 일부 누리꾼은 “출산율 저하 상황에서 의미 있는 격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다른 이들은 “양육 부담 완화가 더 시급하다”며 장기적 대책을 촉구했다.

500만동이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학부모는 “500만동이면 아이 학비 5개월 치에 불과하다. 나머지 달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은 “길에서 500만동을 주우면 누구나 기뻐한다. 지원이 있으면 좋은 것이고 없다고 불평할 이유는 없다”고 반박했다.

지원 연령 제한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35세를 넘으면 혜택이 없다는 건 불공정하다”며 “만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가정 모두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민은 “출산 시기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는 없다. 건강 문제로 늦게 출산한 여성도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호찌민시는 현재 베트남 전국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도시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출산 장려금과 같은 단기적 지원이 의미는 있지만 보건·교육·사회복지 제도가 함께 뒷받침되어야만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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