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107억8000만 달러(약 15조원) 흑자로 집계됐다. 6월(142억7000만 달러)보다 소폭 줄었지만, 역대 7월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다.
또한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27개월 연속 흑자 기록이기도 하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601억5000만 달러)도 지난해 같은 기간(492억1000만 달러)보다 약 22% 많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올해 5~7월 3개월 연속으로 흑자 규모가 100억 달러를 상회했다"며 "금년 들어 이전보다 큰 흑자 흐름이 지속되고 있으며 미 관세 영향에도 수출이 어느 정도 감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호조세와 관련해선 "반도체 수출 호조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자동차도 미국 이외에 유럽연합(EU), 호주 등으로 수출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목별로는 7월 상품수지 흑자(102억7000만 달러)가 월 기준 역대 3위였던 6월(131억6000만 달러)보다 약 29억 달러 줄었다. 하지만 작년 7월(85억2000만 달러)보다는 약 18억 달러 늘어 역대 같은 달만 비교하면 세 번째로 많다.
수출(597억8000만 달러)은 작년 같은 달보다 2.3% 불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두 달 연속 증가세지만 6월(603억7000만 달러)보다는 1.0% 줄었다.
통관 기준으로 특히 반도체(30.6%)·승용차(6.3%) 등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높았다. 반대로 컴퓨터주변기기(-17.0%)·의약품(-11.4%) 등은 줄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17.2%)·EU(8.7%)·미국(1.5%)에서 호조를 보였지만 반면 중국(-3.0%)·일본(-4.7%)에서 고전했다.
수입(495억1000만 달러)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보다 0.9% 줄었지만, 올해 6월보다는 4.9% 늘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에너지 가격이 낮아졌지만, 전월보다 에너지류 수입 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원유(-16.7%)·석유제품(-5.8%) 등 원자재 수입은 작년 7월보다 4.7% 축소됐다. 반대로 반도체제조장비(27.7%)·정보통신기기(12.6%)·반도체(9.4%) 등 자본재 수입은 6.2%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21억4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전월(-25억3000만 달러)이나 작년 같은 달(-23억9000만 달러)보다 줄었다. 여행수지(-9억 달러)의 경우 여름철 성수기에 따른 외국인 국내 여행 증가로 적자 폭이 6월(-10억1000만 달러)과 비교해 감소했다.
본원소득수지(29억5000만 달러)는 6월(41억6000만 달러)보다 약 30% 급감했다. 직접·증권 투자 배당 수입이 줄어 배당소득수지가 34억4000만 달러에서 25억8000만 달러로 줄어든 영향이다.
박성곤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외국인 국내 여행은 중국인을 중심으로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영향과 관련해 "케데헌 효과가 여행수지에 얼마나 영향이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며 "지식재산권(IP)이 넷플릭스 본사에 있어서 관련 효과는 크지 않지만 굿즈 판매라든지 여행 수요, 식품 수출 등으로 다양하게 파급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7월 중 110억8000만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4억1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17억2000만 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01억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 역시 채권 위주로 76억4000만 달러 불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