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을 방문한 우원식 국회의장이 앞서 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짧은 만남과 관련해 "아쉬웠지만 의미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 의장은 한국 측 대표로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 참석차 지난 2일 3박4일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
우 의장은 4일 베이징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여러 여건상 본격적으로 대화하기가 어려웠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지금의 단절된 남북 관계를 비춰볼 때 잠깐의 만남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7년 전과 완전히 다른 상황이고, 오히려 지금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한반도 평화를 만드는 데 갈 길이 멀지만 이는 중요한 만큼, 국회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노력을 하겠다"고 전했다.
우 의장은 전날 열병식 참관에 앞서 김 국무위원장과 조우해 악수하면서 "반갑습니다. (2018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김 국무위원장은 "네. 반갑습니다"라고 말하며 짧은 대화를 나눴다. 우 의장은 민주당 원내대표 시절인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환영 만찬 행사에서 김 국무위원장과 만난 적이 있다.
아울러 우 의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할 이재명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한 언론사는 우 의장이 방중 기간 김 위원장의 조우 가능성에 대비해 이 대통령이 짧은 구두 메시지를 우 의장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우 의장은 "대통령 특사도 아니고, 대통령실과 소통이 있긴 했다"면서도 메시지는 없었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우리 기업의 애로 관심 사항을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전날 열병식 오찬 리셉션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먼저 찾아가서 러시아 주재 130곳 남짓의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으며, 이에 푸틴 대통령도 "알고 있다. 관심을 갖겠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전날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과의 면담에 이어, 이날 오전 공식 카운터파트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재중 한국기업 주요 관심 사항을 담은 문건도 건넸다.
오후엔 국빈관인 댜오위타이에서 당 서열 7위인 딩쉐샹 상무부총리와의 면담과 만찬도 예정됐다. 그는 "딩 부총리가 경제·과학·미래산업 등 실질적 분야를 담당하는 만큼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되는 만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우 의장은 "만찬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뜻으로 딩 부총리가 시 주석을 대리해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중 관계를 향한 중국 측의 호의와 기대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번 방중 기간 시진핑 주석을 따로 면담하진 못했다. 다만 그는 "열병식 행사에서 시 주석과 만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 요청을 했고, 시 주석은 고개를 끄덕였다"고도 설명했다.
우 의장은 "대중외교가 중요한 시점으로, 이번 방중으로 한·중 의회 간 협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대중국 외교와 정부 외교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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