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FA 2025에는 중국 전자업체들이 대거 참가해 로봇청소기를 앞세운 신제품을 쏟아냈다. 틈새시장을 한발 앞서 공략했던 것이 이제는 로봇청소기 분야에서만큼은 선구자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5에서 로보락, 에코백스, 드리미, 모바 등 중국 전자회사들은 각자 신제품을 공개하며 시장 접수에 들어갔다.
현재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은 중국의 3~4개 상위 업체들이 사실상 시장을 장악한 상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뒤늦게 로봇청소기 시장에 진입했으나 약 10~20%대 점유율로 후발 주자다.
IFA 2025가 열린 메세 베를린(Messe Berlin)에서 중국 업체들은 홀9 구역 등 특정 건물 지하에 밀집해 있는데, 찾아가기가 어려운 편이다. 어렵사리 찾아낸 전시관 내에는 중국 브랜드들이 빼곡히 포진해 자사의 로봇청소기들을 연신 돌리고 있었다.

국내에서 '로봇 팔'로 유명한 로보락은 두께 7.9㎝ 초슬림 로봇청소기 큐레보 커브 2 프로를 전면에 내세웠다.
신제품은 2만5000Pa 흡입력에 초슬림 디자인을 적용해 가구 밑과 틈새까지 말끔히 청소한다. 카펫 두께에 따라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섀시 리프트 기능과 리트랙트센스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청소 기능을 강화했다.
에코백스는 최신형 로봇청소기 '디봇 X11'가 틈새 충전 기능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사실상 충전 스트레스에서 해방된 셈이다.
창문을 스스로 닦는 '윈봇(WINBOT)'도 눈길을 끌었다. 윈봇 시리즈는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 계속 성장해 매출 1억 달러를 돌파한 효자 상품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창문 닦는 기계 수요가 늘고 있어 향후 판매 확대가 예상된다.
드리미는 아예 계단을 올라가는 '사이버 X'를 공개해 관람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드리미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콘셉트 제품으로, 정식 출시 제품은 아니다. 하지만 국내 제품들이 이제 막 얕은 턱을 넘어가기 시작한 것과 대조된다.

모바는 드리미에서 분사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턱을 넘는 로봇청소기, 팔이 달린 로봇청소기 등을 출시했다.
일부 중국 업체들은 방수가 가능한 수영장 로봇청소기를 물속에 넣고 시연하는 등 국내에선 찾아볼 수 없는 기발한 시도를 하고 있었다.
이처럼 중국 업체들이 틈새시장에서 자신들의 강점인 피지컬 AI 기술을 통해 가전 제품을 확대하면서 국내 업계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C브랜드'가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과 AI 기술을 제품에 구현하면서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면서 "로봇청소기뿐만 아니라 TV, 다양한 중소형 생활가전에서도 얼마든지 중국이 추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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