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하 기대·대주주 양도세 완화…호재 겹친 '축포장' 장세

코스피가 10일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3310대 초반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448포인트167 오른 331453으로 장을 종료했다 20250910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코스피가 10일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3,310대 초반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4.48포인트(1.67%) 오른 3,314.53으로 장을 종료했다. 2025.09.10[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1538일'. 코스피 지수가 역대 최고점이자 전고점인 3316을 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 3000선을 넘기도 힘들었던 코스피였기에 3300선은 '마의 장벽'으로 통했다. 그랬던 코스피는 10일 '넘지 못할 벽'과도 같던 전 고점을 무려 4년 3개월 만에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호재가 겹쳐서 만들어낸 '축포장'이라고 평가한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고조에 더해 대주주 양도소득세 완화 가능성, 반도체 실적 호조, 기술주 강세 등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급상승의 모멘텀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향후 FOMC 금리 결정과 CPI 등 미국 주요 경제지표 발표에 따라 변동성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코스피, 장중 '3317' 뚫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48포인트(1.67%) 급등한 3314.53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였던 2021년 7월 6일 기록(3305.21)을 훌쩍 뛰어넘었다. 장중에는 더 치솟았다. 코스피 지수는 한때 3317.77까지 올라 2021년 6월 25일 장중 최고 기록(3316.08)도 경신했다.

증시 상승세의 핵심 동력은 정부 정책 기대감이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을 앞두고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완화 가능성이 부각되며 금융·지주 업종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KB금융(7.01%), 한국금융지주(6.08%), SK스퀘어(7.41%) 등 주요 금융·지주사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앞서 정부가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강화하는 세제 개편안을 지난 7월 내놓으면서 증시는 지난 두 달간 불확실성 속 박스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여론 악화 등을 의식해 정부가 입장을 선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얼어붙었던 기대감이 되살아났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세제 개편안 발표 후 일시적 실망감을 겪었으나 정부가 시장 기대를 반영해 수정할 수 있다는 인식이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가 상승은 양도세 완화 기대뿐 아니라 배당소득 분리과세 법안 발의, 3차 상법 개정안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 등도 포함되면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가능성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사상 최고점 기록한 코스피 불장
사상 최고점 기록한 코스피 '불장'
 
미국발 금리 인하 가능성도 호재
국내에선 세제개편 원상 회복 기대감이 컸다면 해외에서도 호재가 쏟아져나왔다.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이에 간밤 미국 증시에서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0.43%), S&P500 지수(0.27%), 나스닥 종합지수(0.37%)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투심을 자극했다. 미국 노동부가 비농업 부문 연간 고용 증가 폭을 91만건으로 하향 조정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 상승을 견인한 대표 업종인 반도체, 금융, 증권, 기술주도 하루 종일 강세를 보였다. 이날 SK하이닉스는 5.56%, 삼성전자는 1.54% 상승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호실적과 가이던스 상향이 국내 반도체 업황 기대를 높였다. 

이재원 연구원은 "국내 증시 횡보 요인이었던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 약화, 세제 개편안 실망감, AI 버블론 우려가 완화됐다"며 "원·달러 환율 안정과 외국인 자금 유입 재개도 증시를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이어 "브로드컴, 오라클, TSMC 등 글로벌 기업의 견조한 실적과 가이던스에 더해 하반기 반도체 업황 전망까지 반영되며 각종 호재가 증시에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부진한 고용 지표와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한국 증시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상승장이 단기적 축포에 그치지 않기 위해 향후 FOMC 금리 결정과 미국 CPI 등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금리 인하가 '보험성'인지 '침체 대응'인지에 따라 시장 반응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거래소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 취임 후 100일 동안 코스피 상승률을 비교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까지 22.81% 올라 가장 높았다. 이어 김영삼(15.10%), 노무현(8.46%), 이명박(7.29%), 문재인(3.89%), 박근혜(-2.50%), 윤석열(-3.41%), 김대중(-33.86%) 순이었다. 다만 김대중 전 대통령 시기에는 IMF 외환위기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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