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통화하고 러시아에 대한 경제 압박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유럽이 그동안 미국이 요구해 왔던 대러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집행위는 조만간 (러시아의) 암호화폐·은행·에너지 부문을 겨냥한 19차 제재 패키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석연료 판매 수익으로 지탱되는 러시아의 전시 경제는 우크라이나의 유혈사태에 대한 자금을 대고 있다"며 "이것을 끝내기 위해 집행위는 러시아산 화석연료의 단계적 수입 중단을 가속화할 방안을 곧 (회원국에)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이미 2027년 말까지 러시아산 화석연료 수입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자체 계획을 마련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석유 수입 즉각 중단, 2차 관세 부과 등 '초강경 조치'를 미국의 대러 압박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앞서 이날 집행위가 17일로 예정됐던 19차 제재 패키지 초안 발표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선(先)제재' 요구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EU 국가들이 먼저 중국과 인도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한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중단시키기 위해 중국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러시아 제재와 전후 안전 보장에 관한 명확한 입장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부터 사흘간 영국을 국빈 방문하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18일 정상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안보 문제를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스타머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위한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에 대해 아주 상세한 논의를 할 수 있기를 정말로 희망한다"며 "전쟁을 끝내기 전에 모든 합의가 갖춰지기를, 미국과 모든 유럽 파트너가 지지하는 문서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막기 위한 강력한 개인적 조처를 해야 한다"며 "미국은 러시아 경제를 상하게 할 충분한 제재를 가할 수 있고 트럼프에게는 푸틴이 두려워할 힘이 있다. 지금 부족한 건 미국의 강력한 제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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