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민단속에 한국인 근로자 '강제 휴가'...조지아 배터리 공장 차질"

  • 사측 유급 휴가 제공하고 "일주일 휴가라고 생각하고 쇼핑하라"고 말해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과 사진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과 사진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ICE]

미국 조지아주에서 진행된 대규모 이민 단속으로 한국인 근로자들이 일터를 떠나 집이나 호텔에 머물며 공사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현대차와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보도에 따르면 켄 심 우원테크놀로지 미국법인 대표가 미국 내 공장 건설 근로자들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유급휴가를 제공했다며 "일주일 휴가라고 생각하고 쇼핑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4일 미국 이민당국은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을 급습해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해 약 475명을 구금했다. 이들은 며칠 뒤 한국으로 귀국했지만 미국 공장 분위기는 크게 위축됐다.

블룸버그는 심 대표를 인용해 조지아에 있는 SK온 역시 일부 비자 소지자들에게 법적 지위가 명확해질 때까지 현장 출근 자제를 권고했다고 전했다. 현지에서는 월마트나 한인마트에서 이민당국 직원이 단속한다는 소문이 돌며 엔지니어들이 외출을 삼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미국 전기차 수요 증가에 맞춰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이번 단속으로 공정이 최소 수개월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엔지니어들이 빠지면서 교육과 기계 설치가 중단돼 생산 최적화 작업이 멈췄다는 설명이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외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려면 이민법을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복잡한 기계와 기술에는 외국인 전문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에 약 22개의 공장을 건설 중이거나 건설할 계획인 가운데 전기차 판매 둔화와 세제 혜택 축소에 더해 이번 이민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건설 중인 주요 배터리 공장 4곳이 임시 비자 기술자들에게 의존하고 있어 유사한 단속에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우원테크놀로지는 성명을 통해 이민법을 준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들이 구금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한국 기업들의 미국 제조업 투자 및 협력 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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