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심사위원 [사진=연합뉴스]
30년의 시간을 지나온 부산국제영화제가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맞았다. 제30회 BIFF는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공식 경쟁 부문을 도입하며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나홍진 감독을 비롯한 7인의 심사위원단은 영화제가 향후 30년을 향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함께 모색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1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홀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경쟁 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열렸다. 심사위원장인 나홍진 감독을 비롯해 홍콩 배우 양가휘, 인도 배우 겸 감독 난디타 다스, 이란 여성 감독 마르지예 메쉬키니, 미국 감독 코고나다, 인도네시아 프로듀서 율리아 에비나 바하라, 한국 배우 한효주가 자리에 함께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나홍진 감독은 "사실 제 경력이 미천하다고 생각했는데, 박광수 이사장님의 권유로 자리에 서게 됐다"며 "수년간 고생 끝에 완성된 작품을 출품해주신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함께하게 된 심사위원들과 영화제 명성에 부합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홍진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심사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양가휘는 두 번째로 찾은 부산에서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 있는 것 자체로 흥분된다. 지난번에는 영화 홍보차 왔지만, 이번에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돼 더욱 영광"이라며 "다양한 작품을 보고 세계적 영화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5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은 마르지예 메쉬키니 감독은 "데뷔작으로 처음 왔을 때 최고영화상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다시 오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에도 최선을 다해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첫 부산 방문이라고 밝힌 코고나다 감독은 "비평가로 시작했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대화하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며 "이번 주에 발견할 새로운 작품과 논의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율리아 에비나 바하라 프로듀서 역시 "2016년부터 BIFF에 참가해왔는데, 올해 심사위원으로 서게 되어 큰 영광"이라고 인사를 전했다.

질문에 답하는 한효주 [사진=연합뉴스]
막내 심사위원으로 합류한 한효주는 "저에게도 정말 의미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심사위원을 맡게 돼 영광"이라며 "어릴 적부터 영화광으로 살았지만, 심사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훌륭한 심사위원들과 공정하게 논의하며 젊은 시선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심사의 주안점에 대해 나홍진 감독은 "아직 작품을 접하지 못했기에 직접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영화를 구성하는 요소가 다양하므로 작품마다 차이를 존중하며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코고나다 역시 "심사 기준은 각자 다를 수 있지만, 토론을 통해 균형을 찾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가휘는 극장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영화는 세계적 소통 방식이지만, 지금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지 않는 시대다. OTT나 집에서 보는 경험과는 전혀 다르다"며 "관객이 극장에서 영화를 보게끔 하는 것이 영화제의 역할이고, 심사위원으로서도 가장 훌륭한 작품을 찾아내는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박가언 BIFF 프로그래머는 "심사는 만장일치를 지향한다"며 "오랜 토론과 의견 교환 과정 자체가 심사 과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가휘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심사위원 [사진=연합뉴스]
이번 경쟁 부문인 '부산 어워드'에는 장률 감독의 '루오무의 황혼', 비간 감독의 '광야시대', 미야케 쇼 감독의 '여행과 나날', 비묵티 자야순다라 감독의 '스파이 스타', 배우 서기의 감독 데뷔작 '소녀', 임선애 감독의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한창록 감독의 장편 데뷔작 '충충충' 등 아시아 전역에서 온 14편의 작품이 초청돼 경쟁한다. 대상,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5개 부문 시상이 예정돼 있으며, 대상 수상자에게는 최대 5000만 원의 상금과 설치미술가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 디자인한 트로피가 수여된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26일까지 열흘간 이어지며, 경쟁작을 포함해 64개국 241편의 공식 초청작과 커뮤니티비프·동네방네비프까지 총 360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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