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셀 팀머만 IBS 기후물리연구단장 "기후에너지환경부, 2035년 NDC 확정이 최우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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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셀 팀머만(Axel Timmermann)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단장 [사진=임윤서 기자]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확정입니다."악셀 팀머만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장은 최근 AJP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히며 정부의 부처 개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9월 7일 환경부를 ‘기후에너지환경부’로 확대 개편하고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정책 기능을 이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팀머만 단장은 "에너지 정책이 산업부 소관일 때는 성장과 산업 경쟁력이 우선될 수밖에 없었지만, 기후와 환경을 전담하는 부처가 에너지를 함께 다루면 장기적 지속가능성과 다음 세대에 더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NDC의 구체적 이행 계획을 마련하고, 탄소세와 탄소세 환급(dividends)에 대한 논의도 즉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팀머만 단장은 2021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클라우스 하셀만의 제자로, 2017년부터 부산대 석학교수로 활동하며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을 이끌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대전 유성구 연구단지에 본부를 두고 있으나 일부 연구단은 협력 강화를 위해 대학 캠퍼스 등 외부 지역에 설치돼 있다. 부산대에 자리한 팀머만 단장의 연구단은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과 동굴 생성물의 고기후 기록을 분석해 지구 기후 변동성을 이해하고 장기 예측 연구를 수행한다.
 

악셀 팀머만Axel Timmermann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단장 사진임윤서 기자
악셀 팀머만(Axel Timmermann)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단장 [사진=임윤서 기자]


그는 올해 기록적인 폭염의 원인으로 한국의 도시 집중화를 지목했다. 팀머만 단장은 "한국 인구의 상당수가 서울과 경기 등 대도시에 거주하는데, 이들 지역은 '도시 열섬 효과'로 인해 폭염이 더 심해진다"며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자연 증발 냉각을 막고 녹지 부족이 겹치면서 체감 온도가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전국 평균기온은 25.7도로, 1973년 관측망 확충 이후 가장 높았다. 향후 전망에 대해 팀머만 단장은 "내년 여름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연도 간 변동성(interannual variability)으로 해마다 더 덥거나 덜 더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폭염의 빈도와 지속 기간이 늘고 있다"며 "장기적인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극한적인 여름 날씨를 겪을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반도에서 기록적 폭염을 비롯한 기후변화 문제에 직면한 것은 한국만이 아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북한 역시 폭염과 가뭄, 홍수 등 기후 피해를 겪고 있다. 팀머만 단장은 "남북이 유사한 기후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작은 지역이며 같은 기후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기후변화가 인류 이동에 미치는 영향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팀머만 단장은 한반도에서 기후난민 발생 가능성에 대해 "기후난민 문제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심각하며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50년까지 수천만 명의 기후난민이 발생할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며 "인류는 약 250만 년 동안 기후 변화에 따라 이동해왔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정치적 국경의 존재와 인위적 온난화(anthropogenic global warming)의 가속화로 상황이 훨씬 복잡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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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연구실 모습 [사진=임윤서 기자]


팀머만 단장은 "가까운 미래에 한반도에서 기후난민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기후변화 대응은 국경을 넘어서는 과제이므로 남북 협력이 가능하다면 연구에 매우 유익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방한 초기 북한과 공동 연구를 추진했으나 외교부·과기정통부·통일부 등 여러 부처의 복잡한 승인 절차와 언어 장벽으로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정치적 교류가 어렵더라도 과학 교류는 필요하다"며 "냉전 시절에도 양 진영의 정치인들은 만나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교류했다. 과학에는 국경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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