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 선생 외손자 필립 안 커디, 경상국립대 방문

  • "어머니 안수산의 가장 큰 유산은 '끈기', 인종·성차별을 극복한 힘"

경상국립대학교를 내방한 필립 안 커디 씨와 신종훈 교수 경상국립대학교 박사과정 박현순 씨사진경상국립대학교
경상국립대학교를 내방한 필립 안 커디 씨와 신종훈 교수, 경상국립대학교 박사과정 박현순 씨.[사진=경상국립대학교]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외손자 필립 안 커디(70) 씨가 지난 19일 경상국립대학교를 찾았다.

어머니 안수산 여사의 삶과 '코리안 아메리칸'을 연구하는 박현순 박사과정 연구원과 신종훈 교수를 만나기 위해서다.

안수산 여사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녀로, 미 해군 최초의 아시아계 여성 장교이자 암호 해독 전문가로 활동했다. 제대 후에도 국가안보국에서 일하며 미국 안보에 기여했고, 이후에는 한인 이민사 보존과 2세 교육에 헌신했다.

미국에서는 ‘숨겨진 여성 영웅’으로 평가받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남아 있다. 안수산 여사는 안창호 선생의 딸이자, 미국 해군 최초의 아시아계 여성 장교다.

필립 씨는 어머니 안수산 여사에 대해 '끈기'를 꼽았다. 그는 "어머니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인종·성차별을 극복하고 해군 장교로 활약하셨다"며 "옳다고 믿으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강인함이 어머니의 삶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는 외조부 안창호 선생의 정신에 대해서도 “도산의 유산은 여전히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정직과 진실을 지키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며 “나는 도산의 이름과 정신을 올바르게 전하는 감시자”라고 말했다.

안 여사가 암호 해독 업무와 국가안보국(NSA)에서 근무했던 사실에 대해 그는 “부모님은 미국과 한국을 위해 중요한 애국적 일을 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다만 “어머니는 업무 특성상 세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뛰어난 수학적 능력과 논리적 사고로 당대 최고의 암호 해독가들과 함께했다”고 회상했다.

필립 씨는 또 “만약 어머니가 남성이었다면 한국 사회에서 훨씬 더 알려졌을 것”이라며 “안수산은 한국 독립과 미국 사회 모두에 기여한 인물로, 양국에서 더욱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청년들에게는 “생각은 말이 되고, 말은 행동이 되며, 결국 운명이 된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타인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안수산 여사를 연구해온 박현순 연구원에 대해 “한국에서 어머니 삶을 학문적으로 탐구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인들에게 한국계 미국인의 역사를 명확히 알리는 작업이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필립 안 커디 씨는 1973년 처음 한국을 방문한 뒤 75차례 이상 한국을 찾았다. 이번 방한은 28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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