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0차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한 협력을 주문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우리나라 정부의 대북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지원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 후 구테흐스 총장과 면담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다자주의 협력 체계의 중심인 유엔을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을 평가하고 "국제사회의 대립과 갈등이 심화되면서 분쟁으로까지 확대되는 상황에서 유엔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날 기조연설에서 언급한 대로 "유엔의 지원하에 원조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한 한국이 앞으로 국제사회의 도전 과제에 대응하는 데 있어 더 큰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10년 전 유엔이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를 수립한 이래 국제사회는 빈곤 퇴치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여러 진전을 이뤄냈다"며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성장하고 도약한 대한민국 사례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는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 안보와도 연계돼 있다"면서 "갈등과 대립을 넘어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유엔은 한국 정부와 연대와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을 "현명한 접근"이라고 평가하면서 "유엔도 적극 지원하고 지지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분열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유엔에서 지혜롭고 균형 잡힌 목소리를 내면서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인도 지원,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 달성, 인권, 가자 및 우크라이나 등 주요 현안 대응에서 한국이 신뢰받는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면담한 후 이 대통령은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교통·인프라, 핵심 광물 등 분야에 우리 기업이 진출하는 방안에 대해,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최종 계약 이행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에게 "풍부한 광물 자원과 역내 최대 인구를 바탕으로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우즈베키스탄과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우리나라 간 경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양국이 철도, 공항, 도로를 포함한 교통·인프라를 비롯해 핵심 광물 등 공급망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한 공동 노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단일 국가로는 최대 규모인 우즈베키스탄 내 고려인 17만여 명이 정·재계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양국 관계 발전에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에게는 "올해가 한·체코 수교 35주년이자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그간 양국 관계가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뤄 온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체코 측이 한국 기업의 투자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평가하면서 "양국 간 협력이 원전을 넘어서 반도체, 전기차, 방산 등으로 확대돼 호혜적으로 발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페트르 파벨 대통령은 지난 6월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최종 계약이 체결된 것에 대해 "체코 측이 한국 기업의 우수한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에 기반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AI(인공지능)와 국제 평화·안보를 주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현재 안보리 이사국 15개국을 포함해 80개국 정도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이탈리아·폴란드와 정상회담도 진행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 정상회담에서도 우리 기업과 경제 발전에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실질 협력 방안을 폭넓게 논의하고, 양국 국민들이 민생 차원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나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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