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포틀랜드 軍병력 배치 지시..."필요시 무력사용 승인"

  • 안티파 '테러 조직' 지목하며 강경 대응…민주당 주정부와 충돌 불가피

포틀랜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포틀랜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리건주 포틀랜드 등 이민자 구금시설에 군 병력을 배치하고 필요할 경우 무력 사용도 승인했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운영 중인 트루스소셜에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의 요청에 따라, 전쟁으로 황폐화된 포틀랜드를 지키기 위해 군 병력을 제공하도록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다"며 "(다른) 우리의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ICE 시설이 "안티파와 다른 국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포위된 상태"라며 "필요하다면 전면적인 무력 사용을 승인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24일 텍사스주 댈러스의 ICE 구금시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나왔다. 당시 총격으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현장에서 발견된 탄피에는 'ICE 반대(ANTI-ICE)'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불법이민 단속 정책에 대한 조직적·폭력적인 반대 움직임의 증거로 보고 있다.
 
또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은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의 ICE 시설 주변에서 시위대와 연방 요원이 충돌한 사건을 거론해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법무부 요원들을 ICE 시설, 그리고 ICE가 포위당하는 모든 곳에 배치한다"는 글을 올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반(反)파시즘·인종차별 운동인 안티파(Antifa)를 테러단체로 지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우익 청년활동가 찰리 커크의 암살에도 정치적 폭력을 선동하는 좌파 단체가 배후에 있다면서 안티파 등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견을 지시한 병력이 주 방위군인지, 현역 군인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올해 초 로스앤젤레스에 병력을 배치할 당시에는 주 방위군과 현역 군인을 혼합해 투입한 전례가 있다.
 
포틀랜드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고 안티파 운동의 거점으로 꼽히는 도시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포틀랜드 시 대부분을 포함하는 멀트노마 카운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7.08%를 득표한 반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는 78.68%라는 엄청난 득표율을 기록했다.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당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며 ICE 등 연방 건물이 공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국적인 조지 플로이드 시위 당시에도 안티파를 국내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고자 시도한 바 있다.
 
다만 로이터는 미국 법 집행 기관의 자료를 인용해 안티파와 관련된 테러 사건은 한 번도 발생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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