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만 46% 이상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금 가격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리 인하 사이클, 인플레이션 우려, 외환보유액 다각화 움직임 등으로 중앙은행과 투자자들의 금 수요가 지속되면서다.
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3866 달러를 찍으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에만 금값이 46.1%나 상승했는데 금 가격은 지난해부터 강세를 이어오다 올해 5~7월 조정국면을 거친 후 8월 중순부터 상승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금 가격 강세 움직임은 △달러 약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인플레이션 우려 △ETF 투자수요 △중앙은행 수요 등이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달러 약세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금값을 높이는 주 요인이다. 올해 달러화 가치는 안전자산 지위 약화와 재정건전성 우려 등으로 약세를 지속했다. 달러인덱스가 지난해 말 108.49에서 지난 25일 98.55로 9.53% 하락했다.
이다영 국금센터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인하 기대가 맞물리면서 실질금리 하락 기대가 증가했다"며 "실질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의 매력은 감소하고 무이자자산인 금의 매력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금 ETF로의 자금유입도 금값의 고공행진의 배경이다. 올해 8월 기준 금 ETF의 금 보유량은 3691톤으로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2024년 4월대비 611톤 증가한 수치다. 9월에는 89톤이 금 ETF에 유입됐으며, 특히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이후 4거래일 만에 월간 유입액의 절반 이상인 45톤이 집중적으로 유입됐다.
중앙은행이 달러 자산 비중을 줄이고 제재 위험이 없는 금 매입을 가속화한 점도 금값을 높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이 러시아 외환보우고를 동결하자 신흥국을 중심으로 중앙은행들이 금을 매입해왔다. 특히 중국 인민은행은 10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확대하며 8월 말 기준 보유량이 2301톤까지 늘었다.
주요 IB들은 앞으로도 중앙은행과 투자자들의 금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 노동시장 약화, 관세로 인한 글로벌 성장 우려 등 경기순환적 요인과 미국 및 주요국 재정위기, 달러 지위, 연준 독립성 우려, 지정학적 위험 등 구조적 요인이 모두 금 강세를 지지한다는 이유다.
JP모건은 "1년내 4~5회의 25bp(1bp=0.01%포인트) 미국 금리인하가 예상되며, 금은 다른 원자재와 달리 스태그플레이션, 리플레이션, 골디락스 등 모든 시나리오에서 손실을 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29조 달러 미국채 시장에서 금으로 자산이 1%만 이동해도 5000달러 돌파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금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지금 시장에서는 약세 전망을 찾기 어려운 모습"이라며 "금 강세를 지지하는 여러 요인에도 불구하고 시장참가자들의 낙관적 편향이 지속될 경우 시장 과열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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