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중앙TV는 11일 오후 4시부터 전날 열린 열병식을 1시간 55분간 녹화 중계했다. 이번 행사 역시 지난 5년간 진행된 열병식과 같이 야간에 열렸다.
중앙TV는 북한 강원도 회령군에 있는 제1군단이 등장하자 "공화국 남쪽 국경의 강철 보루"라고 소개하며 "가장 적대적인 국가와의 첨예한 대치선에서 우리의 사상, 우리의 제도를 굳건히 사수하는 무적의 강병들을 이끌어 일선 영장들이 서릿발 장검을 빗겨 들었다"고 언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설에서 한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방송 내용으로 볼 때 사실상 남한이 '적대적인 국가'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 예보로 열병식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으나 북한은 기념일 당일 열병식을 강행하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대거 선보였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신형 무기를 공개한 배경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2인자와 나란히 선 김 위원장이 북·중·러 연대를 부각하는 동시에 대미 압박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최근 러시아 지원을 받아 전차와 자주포 등 재래식 전력 수준을 향상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은 신형 전차 '천마-20'과 무인기 발사차량, 신형 자주포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선 김 위원장의 딸 주애는 물론 부인 리설주 여사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달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외빈을 영접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는 김 위원장의 '국제적인 지도자'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베트남, 라오스 등 비(非)서방 고위 인사들을 초청해 달라진 위상을 과시했다. 열병식의 주석단에는 김 위원장 양옆으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이 자리하며 '북·중·러 3각 연대'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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