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선동결 후 협상' 제안…우크라엔 '러시아 요구' 수용 압박

  • 트럼프 "러시아가 이미 78% 차지…지금대로 둬야 협상할 수 있어"

  • FT "트럼프, 전선 동결엔 동의했지만…푸틴 요구에 동조 의사 드러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과 관련해 일단 현재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하고 추가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백악관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압박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종전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관련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싸움을 중단하고 현재의 전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생각하기에 그들이 해야 할 일은 지금 있는 전선에서 멈추는 것"이라며 "만약 '이건 네 거, 저건 내 거' 식으로 한다면 나머지는 협상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전역을 러시아에 넘겨야 한다고 말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 잘려 있는 그대로 두라. 지금은 분할된 상태다. 내 생각에 러시아가 이미 그 땅의 78%를 차지했다"며 "지금 상태 그대로 두라. 나중에 그걸 기반으로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그 땅'은 도네츠크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종전 조건으로 도네츠크주를 완전히 넘겨받는 대가로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등 2개 주의 점령지 중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돌려준다고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도네츠크에 러시아군의 본토 진격을 저지하기 위한 주요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어, 해당 지역을 내줄 경우 전략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점령하지 못한 도네츠크주 나머지 4분의1 지역을 거점으로 러시아군의 서진을 막고 있다.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과 러시아군은 2014년부터 도네츠크 점령을 시도해왔으며, 2022년 9월 본격 침공 7개월 만에 합병을 선언했지만 현재까지 완전 장악에는 실패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파멸당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푸틴은 이것을 전쟁이 아니라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부른다"며 "당신은 전쟁에서 지고 있다. 푸틴이 원하면 당신을 파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도중 우크라이나 전선 지도를 내던지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돈바스 전역을 러시아에 넘기라고 압박했으며, 전날 푸틴 대통령이 했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후 현 전선을 동결하는 ‘휴전’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이날의 격렬한 회의는 전쟁에 대한 그의 입장이 변화하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의 최대주의적 요구를 수용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NBC방송에 "우리는 지금 위치(전선)를 지켜야 하며 푸틴에게 추가로 무언가를 내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요청을 받으면 부다페스트 회담에 합류할 수 있다면서도 "푸틴이 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됐는지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과 관련해서도 미련을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라고 하지 않은 건 다행이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예스'라고 하지도 않았다"며 "푸틴은 미국이 우리에게 토마호크를 주고, 우리가 그걸 사용할까 봐 정말로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드론만으로는 작전이 어렵다"며 "장거리 토마호크 미사일이 필요하다. 미국은 러시아가 하는 것처럼 복합 공격에 필요한 무기를 갖고 있다"며 토마호크 지원을 거듭 요구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