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업계가 잇따라 사업 재편과 인력 조정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과 시청 행태 변화로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정부의 정책 컨트롤타워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의 공백이 길어지며 산업 대응력도 약화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T ENA는 지난달 31일 회사 분할을 결정했다. 분할 대상은 중국 드라마를 방영하는 '채널칭', 여행 전문 채널 '오앤티', 건강 전문 채널 '헬스미디TV' 등 3개다. KT ENA는 3개 채널 분할 후 '채널칭(가칭)'이라는 신설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KT스카이라이프 측은 "이번 분할은 단순·물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분할 후에도 두 회사 모두 비상장법인으로 운영되며 KT ENA 분할 후 분할신설법인 지분을 전량 매각할 계획"이라고 했다.
ENA 분할 작업은 KT 내부의 채널 편성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분할·매각 절차가 채널 구성 전략에 변동을 주면서, 신규 채널 선정 일정이 미뤄진 것이다.
칼바람은 케이블TV에만 머물지 않았다.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자(IPTV) SK브로드밴드도 지난달 50세 이상 또는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이 같은 흐름은 OTT 시장 확산, 유튜브 등으로 시청자 이탈, 광고 수익 감소 등으로 유료방송 시장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방송사업 전체 매출은 18조8042억원으로 전년보다 0.9% 줄어, 2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체 방송사업자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6.7% 감소한 2조1999억원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IPTV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5.9% 줄어든 1조616억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76.5% 감소한 148억원으로 집계됐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입자, 매출 감소 정도였지만 이제는 희망퇴직 등이 거론될 정도로 업계 어려움이 현실이 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유료 방송 진흥을 담당하는 방미통위마저 위원장 선임에 난항을 겪으며 컨트롤 타워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규제 완화, 산업 구조 개선 등 시급한 정책 논의가 연쇄적으로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는 규제 개선, 산업 진흥 등이 위원회의 핵심 의결 사항인 만큼, 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사무국 대응에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한다. 유료방송 산업 위기 대응과 정책 정상화를 위해 방미통위의 조속한 구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김용희 선문대학교 교수는 "현재 규제 비용이 진흥 규모보다 훨씬 큰 불균형 상태"라며 "정부가 유료방송 업계를 규제 대상으로 보는 근본적인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후 우선순위로 광고 규제 완화, 편성 자율권 확대, 방발기금 완화 또는 폐지, 정부 지원 일반회계 마련 등 시급한 과제에 대해 방미통위가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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