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엇갈린 AI 버블 진단…"과열 신호" vs "시기상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발 AI 버블 논란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은 엇갈린다. AI 투자 열기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경고와 함께, 아직 버블 프레임으로 접근하기엔 이르다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선다. 증시 방향성에 대한 예측도 제각각이다. 

일단 버블론은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된다. 설비투자가 과잉 단계로 접어들고, 이익 감소도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이런 우려는 글로벌 빅테크들 사이에서도 나온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AI 거품이 꺼진다면 모든 기업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차이 CEO는 지난 18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투자 사이클에는 '과하게 쏘는' 순간이 존재하며 AI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투자 열풍 속에 이성적인 부분과 비이성적 요소가 섞여 있는데, 버블이 터지면 어떤 기업도 면역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버블론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AI 버블 우려가 과장됐다고 평가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설비투자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3.8%로 IT 버블 직전(15%)보다 낮고, 스탠더드 앤 푸어 500(S&P 500) 기업 순이익률도 13.5%로 과거 평균을 상회한다"며 버블 진단에 선을 그었다. 이어 "현재는 1999년 정점이 아니라 1997년 중반쯤에 더 가까우며 아직 AI 버블을 논하기엔 이르다"고 강조했다.

향후 증시 방향성에 대한 전망도 갈린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AI 버블을 조성하는 조건은 충족됐지만, 이를 소멸시키는 요인들은 아직 부분적"이라며 "향후 거시 변수에 따라 AI 관련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1995~2000년 닷컴버블은 기술주 자체보다 실물경제 둔화에서 시작된 만큼, AI 관련주의 상승 지속성도 경제의 전반적 강약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조정의 원인을 "엔비디아 실적 발표 부담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동결 가능성 확대가 맞물린 영향"으로 해석했다. 그는 "시장 추세는 여전히 강세장이고 주도주 역시 반도체"라며 "엔비디아의 매출 가이던스 상향 가능성과 국내 반도체 업종의 영업익 개선 흐름을 감안하면 버블 우려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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