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또 다시 대만 문제를 언급했다.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 시 무력 개입 가능성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대만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에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대만의 중국 반환" 강조한 習...트럼프 "이해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24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인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시 주석은 “대만의 중국 반환(回歸)이 전후 국제질서의 중요한 구성요소"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미 양국은 한때 파시스트와 군국주의에 맞서 함께 싸웠던 만큼, 오늘날 2차 세계대전 승리의 성과를 함께 잘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대만 문제가 중국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두 정상은 대만 문제 이외에 미중 관계, 우크라이나 문제 등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화통화 직후 SNS를 통해 내년 4월 자신이 중국을 방문하며, 그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말 이전에 미국을 국빈방문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중국측 발표문에는 이러한 내용은 포함되진 않았다.
이는 미·중 정상이 올 들어 가진 네 번째 전화통화다. 특히 양국 정상이 10월 30일 정상회담을 한 후 한 달만에 전화 통화한 것은 최근 중일 갈등을 계기로 불거진 대만 문제가 향후 미중간 협력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과 관련이 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중 정상이 1월17일, 6월5일 전화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논의했지만, 9월19일 전화통화와 10월30일 대면 회담에서는 대만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번에 또 다시 대만 문제가 다시 거론된 것은 최근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후 중일관계 악화라는) 상황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짚었다.
관영 환구시보도 "중미 정상의 전화통화는 대만 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중미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며, 중미 관계라는 이 거대한 배가 안정적으로 나아가도록 항로를 조정하고 동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중일갈등 고조...미중관계 변수로 떠오른 대만문제
특히 이번 통화는 시진핑 주석이 이례적으로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뤄진 것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일 관계 악화 움직임 속 시 주석이 적극적으로 일본의 동맹국인 미국에 중국의 대만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중국측 발표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지지하는지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왕쿤이 대만국제전략연구학회 회장은 연합조보에서 "이는 중일 문제는 외교 문제로, 스스로 해결하라. 미국은 개입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실 그간 사업가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면서도 억제력을 발휘하기 위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을 취해왔다. 이는 대만 방어 의지를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천명했던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임 대통령과 비교됐다.
WSJ는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은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를 포착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중국으로선 내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을 자국에 초청해 미국이 대만 문제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 정책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성을 강조함으로써 미국이 대만 독립을 ‘반대’하고 ‘평화통일’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의 대만에 대한 정책 변화가 대만을 고립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이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일 갈등을 국제 무대로 확산시키는 것도 국제사회에 향후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의 입장에 동조하거나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도록 압박을 가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얼마 전 "일본이 대만 문제에서 무력 개입의 야심을 표명해 공공연하게 중국의 핵심 이익에 도전했다"는 내용의 공식 서한을 유엔에 보내 일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중국은 일본을 향한 경제·외교·군사적 공세를 이어가면서 연일 관영매체를 동원해 일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가고 있다. 25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사평에서 최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대만과 가까운 요나구니 섬 군부대를 찾아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는 계획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 "오랫동안 잠잠했던 군국주의 유령을 소환하는 것"이라며 "군국주의는 세계에 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반드시 자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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