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의 소비자용 메모리 사업 철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D램 공급 쇼크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수익성 높은 서버용 메모리 제품으로 생산능력을 집중하면서 PC용 메모리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1월 평균 PC용 D램 DDR5 16Gb(2Gx8) 고정거래가격은 23.2달러를 기록했다. 불과 직전월 6.5달러였던 제품 가격이 한 달 사이 257% 올랐다.
가격은 더 치솟을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PC용 D램 평균 가격이 내년 1분기 18%에서 23%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공급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 마진이 낮은 제품을 줄이는 대신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마이크론이 29년간 이끌어 온 PC용 D램과 낸드플래시 사업을 철수한 이유도 서버용 메모리 투자였다. 수밋 사다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최고사업책임자(CBO)는 공식 입장을 통해 "데이터센터의 인공지능(AI) 기반 성장은 메모리와 스토리지 수요 급증으로 이어졌다"며 "더 빠르게 성장하는 전략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소비자용 크루셜 사업을 접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업 종료 시점은 내년 2월이다.
크루셜 제품군의 메모리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국내에서 가성비 제품으로 꼽히며 조립 PC 부품에 주로 사용됐다. 전자기기 가격 비교 플랫폼 '다나와'에 따르면 메모리 점유율은 약 14%, SSD는 6%르 추정된다. 미 IT 전문 매체 더 버지는 마이크론의 사업 철수 결정를 놓고 "D램 공급 절벽에 따른 가격 급등은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PC 조립 업체와 취미 사용자들에게 큰 타격"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마이크론만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고객사의 HBM4 퀄테스트에 따라 범용 D램 포트폴리오를 유연화하기로 했다. 추가 신설하고 있는 평택5공장 역시 HBM 생산라인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와 중국의 CXMT는 구형 D램인 DDR4를 내년 상반기부터 단계적 생산 중단을 밝혔다.
주요 메모리사들의 생산 전략 변화는 단순히 소비자 제품의 가격 인상을 넘어 업계 내 '칩플레이션'으로 확대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노트북 일반 PC 가격은 부품 품귀 현상으로 가격이 오르고, AI 가속기가 탑재된 컴퓨터는 프리미엄 효과로 가격 상승 폭이 클 것"이라며 "IT 기기의 시장가 상승은 메모리 산업의 트렌드가 HBM 중심으로 재편된 데 따른 결과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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