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나토 가입 포기 시사...종전 협상 급물살 타나

  • 미·우크라, 베를린서 20개 조항 평화안 논의...나토 포기 카드 테이블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과 스티브 윗코프 특사왼쪽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과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왼쪽)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우크라이나 대통령실·AFP·연합뉴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독일 베를린에서 장기간 종전 협상을 벌인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특사가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논의가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주요 협상 조건으로 주장해 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가능성을 시사하며 협상이 크게 진전된 모습이다.

14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이날 베를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5시간 이상 회담을 진행한 뒤 "많은 진전이 있었다"며 "15일 오전 회담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대표단은 20개 조항의 평화 계획, 경제 의제, 그리고 더 많은 것들과 관련한 깊이 있는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도 미국 측 대표로 참석했다.

이번 베를린 회담은 미국이 제시한 기존 28개 조항의 평화 구상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조항 수를 20개로 줄인 수정안을 역제안하면서 성사됐다. 앞서 미국의 종전 구상이 영토 분할과 안전보장 문제에서 러시아에 유리하게 기울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실질적인 안보 보장을 전제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목표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테이블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헌법에 나토 가입 의지를 명시해 온 우크라이나로서는 중대한 정책 전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는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다만 영토 문제와 안전보장 방식을 둘러싼 미·우크라·러시아 간 입장 차가 여전히 큰 상황이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와 함께 영토 문제를 핵심 조건으로 제시해 왔다. CNBC는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해 초부터 주요 서방국에 미국 주도의 나토 동맹을 동쪽으로 확장하지 않겠다는 '서면' 약속을 요구해 왔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 야망을 공식 철회하고 키이우가 통제 중인 돈바스 지역 일부에서 병력을 철수할 것을 거듭 요구해 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와 나토 병력의 우크라이나 주둔 금지도 주장하고 있다.

이번 회담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주최로 열렸으며 다른 유럽 정상들도 15일 회담을 위해 독일을 방문할 예정이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독일 공영방송인 ZDF에 트럼프 대통령이 특사를 파견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미국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 단순한 안보 보장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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