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결산-전력산업] AI 개화, 국내외 수주 폭발···K-일렉트릭 르네상스

  • 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급증···전선, 전력기기 업체 '함박웃음'

  • '고부가 제품' 초고압직류송전(HVDC) 공급 확대로 수익률↑

LS전선 관계자가 구미 공장에서 초고압 직류HVDC 케이블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LS전선
LS전선 관계자가 구미 공장에서 초고압 직류(HVDC) 케이블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LS전선]

올해 국내 전선·전력 산업은 인공지능(AI)발 전력 인프라 수요 급증 등 호재에 힘입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정부의 서해안에너지고속도로 사업 추진과 미·중 통상 갈등에 따른 반사 이익까지 더해져 업계 수주 곳간은 당분간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선 시장은 경쟁 축이 '가격'에서 '공급 능력'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정부 국책 사업인 재생에너지 계통 연계,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가 동시에 맞물리면서다.
 
글로벌 시장 비중도 확대됐다. 미국이 안보를 이유로 중국산 해저케이블 퇴출을 선언하면서 그 틈을 국내 기업들이 빠르게 파고들었다. 여기에 유럽 전력망 수요도 늘면서 해외 수주 성과가 두드러졌다. 
 
주요 기업의 3분기 기준 수주 잔액을 살펴보면 LS전선은 6조6015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7073억원) 대비 1조원이 증가했다. 대한전선도 3조417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의 내년 생산능력(캐파)도 일찌감치 '완판'하면서 공급이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해상풍력단지 중심으로 해저케이블과 장거리 송전에 특화된 초고압직류송전(HVDC) 공급이 늘면서 수익성도 기존 중저압 전선 대비 평균 15~20% 향상됐다.
 
전선 업계가 AI 시대 도래의 1차 수혜 업종이라면, 2차 수혜 업종은 단연 전력기기 업체들이다.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멀리 떨어진 수용 지역까지 손실 없이 보내기 위해선 '초고압 변압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빅3'는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각 사의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의 경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50% 넘게 증가했다. 3사 합산 누적 수주액은 27조3512억원으로 전년(19조4341억 원)보다 40.7% 급증했다.
 
전력기기 업체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캐파 확대에 돌입한다. 올해 폭발적으로 늘어난 일감을 안정적으로 소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글로벌 수주 대응 차원에서 해외 현지 공장 건설에 집중한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7년 가동 목표로 미국 앨라배마주 제2공장 건설에 나섰다. 북미 시장 확대를 겨냥해 765킬로볼트(kV) 초고압 변압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효성중공업도 지난달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에 약 2300억원 투자해 생산 인프라 50%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적기에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조현준 회장의 주문에 따른 결정이다.
 
장길수 고려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진입 장벽이 높은 북미 시장에서 잇따른 납품 수주와 생산 시설 확충은 전력 수요와는 별개로 국내 전력기기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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