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말의 해(병오년)’를 앞두고 부산·경남 지역의 말 문화와 경마 역사를 집약한 공간이 문을 열었다.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개장 20주년을 맞아 ‘부산경남경마공원 헤리티지홀’을 조성하고, 말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 온 지역의 시간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이 위치한 곳의 옛 지명은 말의 갈기를 닮았다는 ‘마비등(馬飛·비상하는 말)’이다.
헤리티지홀 조성은 경마공원이 우연히 선택된 부지 위에 세워진 공간이 아니라, 말과 지역의 시간이 축적돼 온 자리 위에 놓여 있음을 분명히 드러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 부산과 경남은 고대 가야 시대부터 철과 말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난 지역이었다.
전시관은 이 점에 주목해 △말에서 내려 예를 갖추던 양정동 '하마정' △그림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말이 났다는 '절영도(영도)' 등 지역 곳곳에 숨 쉬는 '말의 DNA'를 시각 자료로 복원했다.
주목할 점은 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 당시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서면 경마장'의 기록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
1957년 운영이 중단되기 전까지 서면 경마장은 경주가 열리는 시설에 머물지 않았으며,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여가를 즐기고 축제 분위기를 공유하던 공간으로 자리했다.
헤리티지홀은 한국마사회가 공공기관으로서 수행해 온 역할을 시민에게 설명하는 상설 아카이브이기도 하다.
당시의 스크랩 기사와 희귀 사진 자료를 통해 부산 경마의 뿌리가 깊음을 증명한다.
2005년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개장은 갑작스러운 사건이 아니라, 48년간 끊어졌던 지역 경마의 명맥을 지방자치 시대의 도래와 함께 복원한 사건임을 강조한다.
“전시의 핵심은 경주마의 서사를 전면에 내세운 구성이다”. 경마가 도박이 아닌 스포츠임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경주마들의 서사(Narrative)다.
헤리티지홀은 선천적 장애를 딛고 여왕의 자리에 오른 ‘루나’, 한국 경마 최다 연승 기록(17연승)을 보유한 ‘미스터파크’, 대통령배 4연패의 ‘트리플나인’, 그리고 최근 G1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위너스맨’까지 10두의 명마를 집중 조명했다.
실제 패독(예시장)을 본뜬 전시 공간과 기수들의 실제 장비, 조교사의 편자 컬렉션 등은 관람객에게 현장의 치열함과 감동을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렛츠런파크는 내년부터 렛츠런투어와 연계해 일반 시민에게 이를 점진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엄영석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장은 “부산경남의 말 역사와 부산 경마의 발자취가 시민의 자부심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지난 20년의 성과를 기록으로 남겨 시민과 나누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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