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최근 2000만 달러 규모의 김치본드를 발행했다. 김치본드는 국내외 기업이 국내 시장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 채권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2011년 외국 은행 국내지점과 시중은행 등 외국환업무 취급기관이 원화 환전 목적의 김치본드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규제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원화 약세가 장기화하고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자, 한국은행은 지난해 6월 해당 규제를 완화했다. 이번 김치본드 발행은 원화 환전 목적의 김치본드 발행이 가능해진 지난해 6월 이후 국내 민간 기업이 공모 방식으로 발행한 첫 사례다.
김치본드 발행은 국내 시장에서 ‘달러를 묶어두는’ 효과를 낸다. 투자자가 국내 기관일 경우 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글로벌 기관이 투자할 경우 외화가 추가로 유입된다. 이는 국내 달러 유출을 억제하거나 유입을 늘리는 방식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막는다. 단기 급등락을 좌우할 만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외화가 국내 자본시장 안에서 순환하는 경로를 넓혀 외환시장 변동성을 덜어주는 보조적 역할은 할 수 있다. 현대카드의 발행 채권 규모 역시 300억원 수준으로 작은 편이지만, 이 같은 구조가 반복적으로 누적되면 어느 정도 시장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금융사들도 외화 조달을 해외로 돌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7일 역대 최대 규모인 35억 달러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고, 올해 총 140억 달러의 조달 계획을 세웠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최대 6억 달러의 외화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은행이 해외시장에서 외화를 확보하면 국내에서 달러를 매입할 필요가 줄어들어, 단기적으로 달러 수요가 완화되고 환율 상승 압력도 분산된다. 최근 포스코 등의 대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외화채 발행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화채 발행은 시장 상황과 조달 비용에 따라 시기 조율이 필요해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렵다”며 “이에 따라 당장 실행 가능한 수단으로 환전 우대 프로그램을 활용해 단기적인 환율 안정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대응이 환율 급등세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환율 흐름 자체를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국의 개입이나 금융사들의 자체적인 대응은 추세 전환의 계기라기보다 속도 조절 장치에 가깝다”며 “단기 변동성은 낮출 수 있지만, 원화 흐름의 방향은 결국 달러 사이클과 대외 수급, 금리차 기대 등 기초체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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