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에서는 박 전 처장의 증거인멸 혐의 첫 재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은 공판준비기일로 피고인과 검찰(특검)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가 진행됐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박 전 처장은 재판에 참석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측은 박 전 처장의 공소사실을 낭독했으나 박 전 처장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박 전 처장 측은 공소장에 적시된 행위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홍 전 차장의 비화폰을 로그아웃한 것은 통상적인 보안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전 차장의 비화폰을 로그아웃했을 때 사용자 계정을 삭제한다는 인식이 없었다"며 "비화폰 통화 내역 등이 삭제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고의성 여부를 다투고자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날 재판부는 박 전 처장 측 요청에 따라 조태용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 사건과 박 전 처장 사건과의 병합을 논의하기도 했다. 조 전 원장의 사건은 같은 재판부가 심리 중이다.
다만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 재판과 해당 재판과의 병합은 공소사실이 겹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병합을 거절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조 전 원장 사건에서 홍 전 차장 비화폰 관련 부분의 공소사실이 겹친다"며 조 전 원장 재판과의 병합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두 사건을 병행하거나 병합해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29일 조 전 원장 사건의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병합을 논의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윤 전 대통령 재임당시 대통령 경호처장으로 근무했던 박 전 처장은 지난 20204년 12월 6일 조 전 원장에게 전화해 국회에서 계엄 사실을 폭로했던 홍 전 차장의 비화폰을 보안사고의 우려가 있다는 핑계를 대며 '원격 로그아웃'을 통해 전자정보를 삭제했다.
당시 홍 전 차장은 조 전 원장의 요구로 국정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였다. 면직이 완료되면 절차에 따라 비화폰을 국정원 보안 부서에 반납할 예정이었으나 박 전 처장이 전자정보를 삭제한 것이라 왜 정보를 삭제했는지를 두고 의혹이 제기됐다.
아울러 박 전 차장은 비화폰에 담긴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기록을 포함한 정보 일체를 삭제했고, 이를 적발한 특검팀은 박 전 처장을 증거 인멸 등의 혐의로 지난해 12월 조 전 원장과 함께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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