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12월 결산법인들의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본격화됩니다. 주총은 지난 1년의 경영 성과를 결산하고 향후 사업 방향과 지배구조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일반적으로 주주는 보유한 주식 수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개인투자자는 지분 비중이 크지 않고 물리적 제약 등 현실적인 한계로 인해 직접 참여보다는 의결권을 위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로 인해 대주주 중심으로 안건이 통과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주총의 민주적 기능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습니다. 전자투표 확산으로 의결권 행사 절차가 한층 간편해졌고, 행동주의 펀드의 등장과 소액주주 플랫폼인 액트를 중심으로 주주들의 권리 행사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주총 안건을 단순한 의결권 행사 수단이 아니라 투자 판단의 핵심 지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특히 등기이사 선임, 배당정책, 결산 실적 등은 반드시 확인해야 할 요소로 꼽힙니다.
등기이사는 이사회에 참여해 투자, 인사, 경영 전략 등 기업 운영 전반을 결정하는 핵심 인력입니다. 등기이사 구성 변화는 회사의 정체성과 중장기 방향성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표이사를 포함한 인적 구성의 변동 추이를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정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지원·재무, 해외사업 등을 맡으며 사업 전반을 숫자로 관리해 온 인물입니다. 이후 그룹 전략조직에서 여러 계열사의 사업을 지원했고,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과 급식·식자재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 대표를 지내며 리조트·복합쇼핑몰·대형 단지 운영을 총괄했습니다. 제조·서비스·부동산 분야를 두루 경험한 그룹 내에서도 드문 '서비스·인프라형 경영자'로 꼽힙니다.
에스원은 이와 함께 사업목적 변경도 공시했습니다. 기존 경비업법상 시설경비, 기계경비, 호송경비, 신변보호 등의 경비업에 더해 혼잡·교통유도경비까지 포함하도록 사업목적을 확대했습니다.
이 같은 기대감 때문에 이날 에스원의 주가는 9만500원까지도 오르며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또 다른 주총 시즌 투자 포인트로는 배당정책이 꼽힙니다. 주주들은 배당액을 먼저 확인한 뒤 투자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2023년 금융당국이 '깜깜이 배당'을 개선하기 위해 상장법인에 '선(先) 배당액 확정 → 후(後) 배당기준일 결정' 방식으로 배당정책을 변경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아모레퍼시픽은 6일 공시를 통해 이사회에서 결의한 현금배당과 배당기준일 변경 내용을 포함한 정관 개정안을 정기주총에서 최종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기말 배당금은 1주당 400원이며, 결산 현금배당 총액은 378억원입니다. 배당기준일은 오는 3월 31일입니다.
화학제품 기업 유니드도 지난해 결산 현금배당을 보통주 1주당 2000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총 배당 규모는 약 133억원이며 시가배당률은 2.5%입니다. 유니드는 지난해 대규모 프로젝트 종료에 따른 일회성 요인과 염소 가격 약세로 수익성이 다소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24년 대비 배당금을 11% 확대했습니다.
유니드의 지난해 결산 배당을 받으려면 배당기준일이 3월 31일인 만큼, 2영업일 전인 3월 27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합니다. 배당 승인을 위한 제46기 정기주총은 3월 19일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남우 한국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개정 상법으로 달라질 주주총회, 기업의 우회전략 vs 일반주주의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지배주주 측에서 개정 상법 발효 전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의안을 발의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맞서 일반 주주와 기관 투자자들이 결집해 곳곳에서 표 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올해 주총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주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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