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소비재' 가고 '방산·AI'…10년 새 증시 '부의 지도' 바뀌었다

  • 상위 20개사 비중 45%→60% '초양극화'… 실물경제 디지털화가 증시 판도 바꿔

생성형 AI 이미지 사진챗GPT
생성형 AI 이미지. [사진=챗GPT]

코스피 5000 시대에 접어들며 한국 증시의 '부의 지도'도 다시 그려지고 있다. 10년 전 내수와 안정성을 중시하던 트렌드 대신 방산·인공지능(AI)·이차전지 등 첨단기술이 증시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았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이런 추세에 따라 대대적으로 바뀌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선주를 제외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전 45.45%에서 현재 60.46%로 15%포인트 이상 급증했다. 지수는 같은 기간 1917.79에서 5298.04로 176.25% 넘게 뛰었지만 상승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은 업종에 집중됐다.

10년 전인 2016년 초, 한국 증시를 이끌던 주역은 내수와 중국 특수에 기반한 기업들이었다. 당시 한국전력이 시가총액 2위를 지켰고 현대모비스(5위), 아모레퍼시픽(6위), SK텔레콤(13위), LG생활건강(17위), KT&G(19위)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그러나 올해 현재 이들 종목 상당수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거나 비중이 크게 축소됐다. 그 자리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SK스퀘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HD현대중공업 등이 대신했다.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2016년 초 3만4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19만3000원으로 약 35배 급등하며 시총 8위에 올랐다. 단순 기계 제조업체에서 글로벌 안보 전략 자산 공급 기업으로 탈바꿈한 결과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도 뚜렷하다. 2016년 한국전력(2위)이 코스피를 지지했다면 현재는 전기차 시대의 이차전지주 LG에너지솔루션(4위)과 원전·친환경 에너지를 아우르는 두산에너빌리티(7위)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반도체 역시 제조업의 범주를 넘어 AI 인프라로 진화했다. 삼성전자가 시총 1위를 지키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10년 전 8위에서 2위로 도약했다. 여기에 반도체 투자 전문 지주사인 SK스퀘어(6위)의 부상은 자본시장의 관심이 반도체 제조를 넘어 기술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총 지도의 변화가 실물경제의 구조적 전환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의 무게중심이 기술주로 이동한 것은 실물경제 자체가 소프트웨어·디지털·AI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특히 코로나19라는 외생 변수가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닷컴버블 이후 금융주와 경기민감주가 주도하던 시기를 지나 현재는 테크 기업이 시장의 중심에 서 있다"며 "투자자들이 기술 기업의 높은 성장 가치에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술주 중심 장세가 영원한 '뉴노멀'로 굳어질지는 미지수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로서는 기술주 사이클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경제 구조가 다시 변하면 시장의 평가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며 "결국 시가총액 상위 기업은 그 시대 경제 구조를 가장 선명하게 비추는 거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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