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比亞迪)의 헝가리 투자 유치를 주도했던 헝가리 전직 외교장관이 최근 비야디 고위 임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과거 비야디 투자 유치 과정에서 제공된 보조금과 각종 특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페테르 머저르 헝가리 총리는 전날 의회에서 "페테르 시야르토 전 장관은 재임 당시 수천억 포린트 규모의 공적 자금과 외교적 지원, 국가 인프라를 동원해 BYD를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가 비야디의 헝가리 투자와 관련해 내린 모든 결정과 협상, 국가 차원의 약속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 각종 인허가와 환경규제 완화, 국가 재정이 투입된 인프라 사업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머저르 총리는 "누가 이러한 결정을 내렸고, 누가 준비했으며, 어떤 전문적인 경고가 무시됐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납세자와 노동자, 지역사회, 환경에 얼마나 큰 부담을 남겼는지도 규명하겠다"고도 했다.
이번 조사는 시야르토 전 장관이 지난 15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의원직을 사임하고 비야디 임원으로 합류한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그는 비야디의 대외 관계와 신규 사업 개발을 책임지는 임원으로 일하게 된다고 소개하며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성공적인 기업 가운데 하나에서 일할 수 있는 '명예로운 기회'"라고 표현한 바 있다.
비야디 투자 유치를 주도했던 전 외교장관이 퇴임 후 비야디 임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일각에선 안보 문제에 대한 우려도 불거졌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시야르토 전 장관이 재임 당시 기밀 외교 정보에 접근했던 만큼, 유럽연합(EU)과 기타 민감한 사안과 관련한 정보가 중국 측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법률에 따르면 민간 기업은 국가안보와 관련한 정보 제공을 정부가 요구할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없다.
시야르토 전 장관은 빅토르 오르반 전 총리의 최측근으로 약 12년간 외무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재임 기간 중국발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각종 재정 지원과 혜택을 내세워 2023년 비야디의 유럽 첫 생산기지를 헝가리로 유치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올해 가동 예정인 이 공장은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한 추가 관세를 우회할 수 있는 생산 거점으로 평가됐다.
이어 2025년에는 비야디가 부다페스트에 유럽 본부와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했으며, 헝가리 정부는 이를 위해 200억 포린트(약 934억원)의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오르반 정부는 중국 배터리·전기차 기업 유치를 통해 헝가리를 유럽의 배터리 생산 허브로 육성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그러나 환경오염과 수자원 고갈, 중국 의존도 심화 등을 우려하는 주민과 환경단체, 야권의 반발도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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