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만의 프리즘] 스타벅스의 사회공헌활동 재개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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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한 번의 실수로 신뢰를 잃을 수 있다. 특히 수많은 소비자와 매일 접하는 브랜드일수록 사회적 감수성과 역사 인식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다.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은 바로 그 점을 일깨워 준 사건이었다. 현대사의 아픈 과거를 연상시키는 표현과 마케팅은 많은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겼고, 기업이 역사적 맥락을 얼마나 세심하게 살펴야 하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스타벅스는 이후 대국민 사과와 함께 역사 인식 교육을 실시하고 마케팅 검수 체계를 손질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사회공헌활동도 한동안 중단하며 내부를 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직을 돌아보고 새롭게 출발하기 위한 과정이었던 셈이다. 

최근 스타벅스가 시니어 바리스타 교육과 지역아동센터 역사문화체험 지원을 시작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사회공헌은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사회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장기적 약속이다. 과거의 잘못 때문에 앞으로의 선한 활동마저 모두 부정해야 한다는 접근은 건설적이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번 논란 이전부터 스타벅스가 사회공헌을 꾸준히 이어왔다는 사실은 상기할 만하다.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을 통해 국가를 위해 헌신한 선열들의 후손을 지원했고,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통해 문화유산 보존에도 힘을 보탰다. 청년과 취약계층 일자리 지원, 환경 보호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오랜 기간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 왔다. 물론 이러한 활동이 탱크데이 논란을 상쇄하거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기업을 평가할 때는 잘못뿐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사회적 기여 역시 함께 살펴보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 사회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더욱 엄격하게 요구하고 있고, 이는 바람직한 변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책임을 요구하는 것과 영원히 낙인을 찍는 것은 다른 문제다. 기업이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에 나섰다면 그 변화가 진정성 있게 이어지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성숙한 사회의 모습이다. 어떤 기업도 완벽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사회공헌은 국민과 기업을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신뢰의 연결고리다. 한 번의 실패를 이유로 사회공헌 자체를 위축시키거나 포기하게 만든다면 결국 손해는 기업만이 아니라 도움을 받아야 할 사회적 약자들에게 돌아간다. 시니어 교육도, 지역아동 지원도, 문화재 보존도 누군가는 계속해야 할 일이다.

스타벅스는 이번 사회공헌 재개를 단순한 이미지 회복 수단이 아니라 새로운 기업문화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을 기업 경영 전반에 뿌리내리고, 사회공헌 역시 더욱 진정성 있게 이어가야 한다. 국민들도 잘못은 엄정하게 비판하되, 달라지려는 노력까지 외면해서는 안 된다.

비판은 책임을 묻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까지 부정하는 사회에서는 누구도 변화하려 하지 않는다. 탱크데이 논란은 마땅히 비판받아야 할, 그리고 반성해야 할 사건이었다. 하지만 그 반성 위에서 다시 시작하는 사회공헌의 발걸음만큼은 열린 마음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잘못을 바로잡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 역시 한 단계 더 성숙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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